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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우주 Jan 24. 2024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세이

『일기』_ 책 읽는 마음



‘궁금하지 않은 독자들이 잘 피해 갈 수 있도록 ‘日記’라는 제목을 붙여보았습니다 ’   

- 『일기』 197쪽, 작가의 말     



소설가에게 에세이 쓰기란 어떤 작업일까. 장치를 통과하지 않는 수월함일까 난처함일까.   


황정은의 일기를 읽고 황정은에 대해 이런 것을 알았다. 

양쪽 정렬로만 원고를 쓰던 성미였지만 왼쪽 정렬을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것, 

책에 줄을 긋는 일을 질색했지만 이젠 다시 읽고 싶은 문장에 망설임 없이 동그라미를 친다는 것, 

그가 누군가의 건강을 바라고 사람의 선의를 믿고 굳이 희망하는 마음을 믿는다는 것. 즉, 그에게 사랑이 있으니, 사는 동안 그것을 잃지 않기를 소망한다는 것을.   

   

일기를 읽는 내내 느껴졌다. 사사로운 이야기를 쓰는 것을 고민하고 머뭇거리고 주저했구나. 그러나 쓰기로 하였고 썼지. 


잘한 선택이었다고 그에게 말해주고 싶다. 덕분에 내가 당신을 알았고 당신과 비슷한 사람을 짐작하게 되었고 그리하여 나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고. 

그러니 에세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쓰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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