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happysmilewriter Aug 21. 2024
종소리가 울렸다. 오전 8시 정각이다. 담임인 H는 종소리를 듣고 조례시 전달할 사항을 적어놓은 수첩을 들고 반에 들어갔다. 교직경력 20년째인 H는 매일 마음을 다잡으며 하루 일과를 시작하곤 한다. H는교사가 될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었는데, 고등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께서 '나와 같은 길을 가자. 넌 교사가 잘 맞을 것 같아.'라는 말 한마디에 사범대에 진학을 했다. 사범대학이라는 곳에 들어 왔으니 중고등학교 교사가 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고, 다른 길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지나서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자신의 꿈, 진로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는지 의문이다. H는 임용고사에서 떨어진 후 교사라는 직업이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이고, 꼭 가야하는 길임을 깨달았다. 자신의 마음이 원하고 있었다는 것을 대학교 졸업식에서 인지했다. 다음 해 기간제 교사를 하면서 퇴근 후 밤잠을 설쳐가며 독서실에서 임용고사 공부를 했다. 누군가가 H에게 처음 시험칠 때 임용고사를 왜 치냐고 물었다면 그 대답은 '그냥'이었을 것이다. 또는 '사범대학 00교육과를 나왔으니까'라는 단순한 대답을 들었을 것이다. 첫번째 임용고사에서 떨어지고 다음해 1년간 00중학교에서 근무하면서 H는 교사라는 꿈을 가졌다. 바로 눈앞에서 중학생 1학년을 맡아 수업을 하고 그들과 함께 생활을 하면서, 10대 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교사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꼈다. 중학교 1학년 아이들은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고, 기존의 선생님들과 달리 언니같이 친근한 H교사를 무척 좋아했다. H가 하는 말 한마디를 잊지 않고 마음에 새기는 아이들도 있었고, H가 나온 학교와 과에 가서 본인도 00과목 교사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은 몇 있었지만, 중학생들처럼 H교사의 존재를 열렬하게 환영해주는 이는 없었다.
다음 해 임용고시에 합격을 하고 기간제 교사를 하던 그 아이들과는 헤어졌다. 마지막 인사를 하는 데, 그 많은 아이들이 울었다. H는 본인이 교사로 그애들에게 한 것보다 그 아이들로부터 받은 게 많다고 생각하며 감동했다. 아름다운 교사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뼈아팠다. 기간제교사를 할 때는 기쁨을 주로 느꼈다고 한다면 그 뒤 교사생활을 하면서 희로애락을 매일 다양하게 느꼈다. 하루에도 다양한 감정, 상반되는 감정이 수십 번 왔다갔다 했다. 특히 담임맡은 반 아이들 중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보며 도와주지 못해 좌절을 느낄 때도 많았다. 어른이지만 뭔가 그 애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한계가 있다고 느낄 때는 삶에 회의마저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