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happysmilewriter Sep 11. 2024
밝았던 아이가 어느 순간 표정이 어두워지고, 학교나 친구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게 되자 P의 부모님 특히 P의 엄마는 딸에게 어떤 일이 생겼음을 알아챘다.
“P야, 엄마는 항상, 언제나 우리 P편인거 알지?”
P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불쌍한 우리 엄마. 엄마에게 말하지 말아야겠지? 내가 말하면 가뜩이나 직장일과 아빠 때문에 고생인 우리 엄마를 더 힘들게 할 거야.’
“너, 분명 무슨 일 있지? 엄마에게 얘기해주면 안될까? 너 무척 힘들어보여. 엄마가 친구문제 등을 해결해주지는 못해도 너에게 조언은 해줄 수 있어. 혹시 모르잖니? 엄마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떻게든 도와줄게. 그런데 내가 도와주려면 무슨 일인지 꼭 말해야 해.”
“아무 일도 없어. 그냥 공부가 하기 싫어서 그래.”
“내가 너를 낳았어. 너를 모르니? 너 그냥 공부하기 싫어서 그런 게 아니라는 거 엄만 알아. 분명 너에게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일이 생겼어. 엄마가 해결을 못해줘도 얘기해주면 안될까? 내 딸 P야, 엄마는 소중한 내 딸에 대해 알고 싶어. 너의 마음을 다독여주고 싶은 엄마 마음 알지?”
“응, 알아. 걱정하지마. 뭔가 일 생기면 엄마한테 꼭 얘기할게”
그 말에 안도한 엄마는 앞으로 계속 p를 지켜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한달정도 이후 p가 졸업여행 당일날 가지 않겠다는 엄청난 선언을 했다. 이유를 계속 물어도 대답하지 않고 울기만 하는 p를 보고 p의 엄마는 무조건 밝혀내야겠다고 결심했다. 이 세상 가장 센 고문이 때리거나 어떤 행위를 하는 게 아니라 잠을 안재우는 거라고 했는데, 사실이었다. P는 엄마가 걱정하면서 새벽까지 계속 얘기하는 모습에 항복했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그냥 포기해버렸다.
엄마는 이야기를 들으며 화를 격하게 냈다가 P를 붙잡고 우시다가 딸의 힘든 마음을 몰라준 본인탓을 했다. 학교나 담임 선생님 비난도 하다가 P와 관련된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를 욕했다. 아침이 될 때까지 엄마와 P는 이야기를 했다. 얼싸안고 울기도 했다가, 엄마는 앞을로 어떻게 해야 할지 P와 의논도 했다. 엄마는 피해자인 P가 가해자인 아이들로부터 사과를 받더라도 진심어린 사과가 되지 못함을 알고 있었다. 그들이 처벌을 받고 그들로부터 사과를 받더라도 딸인 P의 학교생활, 교우관계가 갑자기 좋아지지 않으리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기간이 오래 지나 P의 일이나 감정에 관심이 없는 반 친구들과 우정이 새록새록 솟아날리 없다는 것을 P와 엄마는 알았다. 아침에 일어나 이게 무슨 일인지 두 사람을 연속해서 바라보던 P의 아빠에게도 엄마가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P는 부연설명을 하거나 고개끄덕였다.
그날 엄마는 담임 선생님께 P가 감기로 학교를 결석한다고 전화를 했다. 엄마와 아빠도 직장에 병으로 결근해야 겠다고 상사에게 알렸다. P의 가족은 먼 지역인 성일동에 있는 중학교에 전학갈 수 있는지 교육청에 알아보았다. 이사가야 가능하다는 것을 듣고 엄마와 P가 먼저 같이 살 성일동의 집을 알아보았다. 부동산에서 당장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아파트를 구해 월세로 계약하고 주인을 당일 불러 바로 이전서류를 작성했다. 마음먹은 이후 순식간에 일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등본을 떼니 성일동 주소가 나왔다. P의 엄마는 서류를 들고 화동의 P가 다니고 있는 중학교에 갔다. 담임 선생님께 긴 말하지 않았다. 지금와서 P담임 선생님께 작년에 있었던 일을 알려봤자 무슨 소용있겠는가 하는 생각에, 전학을 원한다는 용건만 말했다. 담임 선생님은 놀라는 눈치였다. 평소 전학간다는 말이 없던 아이였기에 무슨 일이 있는지 물으셨다. 지금와서야 선생님이 뭔가를 해줄 수 있다거나 해결해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P의 엄마는 아빠 직장 때문에 딸과 엄마만 먼저 성일동으로 이사가있고, 화동집이나 회사일이 정리되는 대로 아빠도 성일동으로 온다고 거짓말을 했다. 선생님은 석연찮아 하면서도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셨다. 아마 P의 엄마아빠가 이혼이나 별거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자세히 설명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P의 엄마는 이제 화동의 중학교와 지금 말하고 있는 담임선생님은 이제 만나지 않을 사람이 되는 것이니, 그런 사람에게 과거일을 미주알고주알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