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반

P이야기 3

by happysmilewriter

이유는 어릴 때부터 같은 반이었고 친하게 지냈던 O무리 때문이다. 무리에 속해 있을 때는 그 무리에 따라가면 되었다. 내가 속한 단체가 예스라고 결정을 하면 본인과 생각이 달라도 따라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P도 그런 아이 중 하나였다. 소심한 성격의 P는 어릴 때부터 ‘양보’의 대명사였다. 어릴 때부터 남동생에게 먹을 것, 장난감, 컴퓨터 등 모든 것을 양보하고 살더니 어린이집, 유치원 등 단체활동하면서는 양보하는 정도가 더 심해졌다. 중학교 오면서 P는 O무리의 리더라도 할 수 있는 T의 눈치를 보았다. 하루에도 여러 번 T의 기분에 따라 P의 기분도 달라졌고 상황도 달라졌다. 생각이 다른 T 한명의 주장이 모둠 전체의 의견이 되고, 흐름이 되었다. 처음에는 P도 그런 상황이 괜찮았다. 중1학생때 반의 여러 무리 중 한 무리인 O 무리에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들은 만만한 P를 은근히 따돌리며 즐거워했다. 그러면서 O 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 들렸다.
친했던 친구들이 갑자기 P가 하지 않은 말을 하고, 그 무리의 리더라고 할 수 있는 T가 P의 어깨를 밀치고 위협했다. P의 남자친구가 O를 불러 자신의 여자친구와 관련해서 없는 말 함부로 지어내지 말라고 했다. O는 서러웠다. 대체 누가 말했냐고 말한 적 없다고 해도 그 누구도 믿어주지 않았다. O무리의 싸늘하고 써늘한 눈빛만 돌아왔다.
O무리 중 친했던 R에게 이유를 물어보고 하소연하니, 네가 그런 행동을 하니 실망이다. 다시는 자신에게 말도 걸지 말라고 했다. P는 완전히 그 무리에서 나오게 되었다. 그 뒤 P는 어디에도 속할 수가 없었다. 쉬는 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 이동 수업 시간 모두 혼자였다. 수업에 반 친구들이 다 모여있어도 철저하게 혼자였다. P는 학기가 바뀌거나 학년이 바뀌면 상황이 변할 줄 알았다. 아니었다. 반 아이들은 처음에는 투명인간 취급을 해다가 어느 순간 한 명이 괴롭히기 시작하자 밈처럼 다른 친구들도 괴롭히기 시작했다. 지나가다 어깨를 치고, 배구공을 일부러 P에게 던져 몸에 맞게 했다. 필통, 지우개, 필기구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필통을 여러 번 사야했다. 엄마에게 들키기 않으려고 애썼으나 엄마에게 들켰다. 엄마가 준 용돈을 다 써버려 필통사게 돈 달라고 했다.
“얼마 전 필통을 산 걸로 아는데 새 필통이 왜 필요해?”
“내가 막써서 많이 낡아졌어. 새로 사야해.”
“기존 필통을 갖고 와봐. 내가 보고 판단할게.”
“엄마, 그냥 사주면 안돼? 귀찮아.”
“갖고 와.”
“......”
“없어.”
“뭐라고?”
“그냥 없어.”
“왜 없어?”
“학교에 있어. 두고 왔어.”
“내일 갖고와.”
“......”
결국 P는 엄마에게 실토했다. P가 본 엄마는 포기할 사람이 아니다. 한번 꽂힌 것은 끝까지 밝혀내는 집념의 불꽃을 갖고 태어난 것 같다. 20분 정도 대치하며 P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이번만큼은 엄마에게 굴복하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19분까지는 잘 견뎠다. 19분이후 19분 55초 될 때까지 엄마의 눈빛에 P의 마음이 흔들렸다. 심하게 요동쳤다.
‘혹 엄마라면 내 일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설마 지금보다 더 나빠지기야 하겠어? 지금 애들이 나를 없는 사람취급하던 데서 벗어나 완전 괴롭히며 동네북으로 취급하는 것보다 상황이 더 낫지 않겠어? ’
한번 꼬리를 문 생각은 잘릴 생각없이 계속 이어졌다. 이 생각의 꼬리에 다른 생각의 꼬리가 달라붙고 계속 달라붙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러다 갑자기 결심했다.
“엄마, 놀라지 마.”
“그래, 말해. 엄마는 항상 네 편이야. 엄마에게는 힘든 거 다 말해야 해. 혹시 엄마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지 모르잖아.”
P는 그 동안 있었던 일을 엄마에게 다 말했다. 엄마는 듣는 도중 표정이 바뀌고 상황을 다시 질문하는 등 언성이 높아졌다. 그야말로 흥분상태가 된 엄마를 보며 P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걱정이 되기 시작되었다.
‘당장 학교로 뛰쳐갈 기세인 엄마가 당장 선생님께 전화라도 하면 어쩌지?’
‘선생님이 학생부에 알리고 독사 학생부장샘이 O를 비롯해 애들 다 불러 조사하면, 불똥이 내게 튈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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