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는 작년에 지금 학교 근처로 이사왔다. 도망치듯 지금의 학교로 전학 왔다. 중3 전학할 수 있는 마지막 기한 직전에야 도망칠 수 있었다. P는 이사오기 전 화동이라는 곳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를 전부 화동 내에서 다녔다. 도시근교의 작은 동네라 어린이집부터 중학교까지 거의 모든 아이들이 같이 올라갔다. 중학교조차 다른 학교로 간 경우가 별로 없다. P는 화동이 익숙하고 좋았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중2때 P는 충격적인 일을 겪은 후 아이들이 싫어졌다. 당연히 학교도, 선생님도 모두 싫었다. 화동이라는 동네가 미워졌다. 억지로 숨죽이며 참고 또 참다가 중 2 수학여행 당일날 불참했다. 새벽부터 수학여행가라고 깨운 엄마에게 울면서 부탁했다. 엄마는 힘들수록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평범하게 지내라고 했지만, P는 그럴 수가 없었다. 사람이 무서웠다. 눈빛들이 다 P를 비웃는 것 같았다. 1시간을 무릎꿇고 우는 P를 한숨쉬며 바라보면 엄마는 선생님께 전화했다.
“선생님, P의 엄마입니다. 수학여행 준비로 많이 바쁘시지요? 다름이 아니라 P가 뭘 잘못먹었는지 어제 밤부터 지금까지 계속 토하고 설사해서 한 숨도 못잤어요. 수학여행 못갈 것 같아요. 병원문 열자마자 가야겠어요.”
“아이고 그런 일이. 어머니도 P도 많이 힘들겠어요. 오늘은 병결 처리하겠습니다. 내일 괜찮아지면 학교가서 수학여행 못가는 애들 모여 수업하는 반에 가면 됩니다. 혹 내일도 학교에 못 갈 것 같으면 연락주세요. 병원 진료확인서 떼오시구요.”
P는 속상해서 하루 종일 울었다. 그렇게도 가고 싶었던 수학여행인데, 자신의 모든 것이 부정당하는 느낌이었다.
‘왜 나만 고통을 당해야 해? 나를 이렇게 만든 것들은 수학여행 가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나의 고통은 잊고, 아니 나의 절망을 즐거워하며 비웃을 텐데. 천벌은 그 애들이 받아야지. 나를 힘들게 만든 그 애들이 괴로워해야 하는데, 왜 나만 말도 못하고 이렇게 끙끙 앓아야 하는 거야? 왜? 나만? 그 애들의 학교생활이 힘들어야 하는데, 왜 내가 힘드냐고. ’
P는 참고 또 참았다. 그 일 있기 전까지 P와 친했던 반 아이들이 P 를 없는 사람 취급했다. P는 철저히 혼자였다. 그 전까지 O 무리들과 함께 다녔던 등하교길, 화장실, 매점, 자판기, 이동 교과수업, 급식실에 이제는 P 혼자 갔다. 아무도 P와 얘기를 하지 않았다. 실장이 뭔가를 걷어야 할때만 P에게 말할 뿐, 그 외에는 그 누구도 P라는 존재를 잊은 것 같았다. P는 매일 울며 일기를 썼다. 고통에 대해. 수학여행 다녀온 후 반 친구들과 P사이는 전보다 더 두꺼운 벽이 있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