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세 번째 임신이다. 작년 초에는 아기였던 고양이가 올해 또 임신한 배를 늘어뜨리며 다녔다.
한참을 안 보이더니 새끼들을 낳아 데리고 양육하는 장면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출근하려고 골목에 주차를 하고 걸어가면, 저 앞의 짙은 회색의 차는 뒷창문 와이퍼에 항상 일회용 장갑 2개가 끼워져 있다. 아마도 그분이 이 고양이들에게 밥과 물을 주시는 것 같았다. 항상 그분의 차 밑에 사료와 물이 준비되어 있었다. 새끼고양이들이 있는 거처도 허름하나 누군가의 손길이 닿아있는 모습이다.
나는 개와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그들을 돌보고 키울 만큼 큰 마음은 갖지 못하여 그저 눈길만 주고 지나간다. 사람을 보면 불안해하며 경계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고양이들의 눈을 똑바로 보는 것은 공격이라고 하고, 고양이들의 인사는 눈을 천천히 감는 거라길래 고양이 옆을 지날 때면 나는 눈을 거의 감듯 씰룩거리며 지나간다. 나도 그들을 보고는 싶으니 감실감실 실눈을 뜨고 안심하라고 표시해줄 수밖에.
한 번은 퇴근하려는데 내 차에 아무것도 모르는 새끼고양이들이 무서운 것 모르고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그 덕에 이렇게나 가까이서 새끼들을 만날 수 있었다. 몇 년간 나와 안면이 있는 얘들 엄마는 내가 그리 위험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는지 느긋하게 누앙 누앙 하며 새끼들을 이리오라고 부른다.
더 놀고 싶은 것 같은 새끼들이 엄마를 따라 마지못해 간다. 엄마는 자꾸 뒤돌아보며 누앙낭냐앙 한다. 나는 고양이들 뒷모습에 대고 고마워! 잘 가! 안녕! 또 만나! 조심해!라고 외쳤다. 차를 타려는데 그물 담장 옆에서 담배를 피우던 아저씨가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아까부터 혼자 중얼대더니 혼자 인사하고 저 여자는 미친 여자인가 하는 눈이었다. 크크. 어쩐지 재밌는 기분에 혼자 웃으며 시동을 걸었다.
고양이 가족이 단란하게 식사 중이다. 한참을 안 보이더니 오늘 아침에는 다들 모여 밥을 먹고 있다. 손바닥만큼 조그마했던 새끼들이 몇 달 사이 저렇게나 커지다니. 고양이는 참 빨리도 큰다. 오늘의 출근길도 이들 덕분에 기분이 솜털 구름 같다. 몽글몽글하고 간질간질하다. 멀리서 실눈으로 조용히 이들에게 인사할 수밖에 없지만 그걸로 충분하다.
나의 고양이 친구들, 내일도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