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그거 아니야
개봉 전부터 망작이라는 말이 많았다. 그래서 더욱 궁금해졌다. 이 영화는 진짜 망작일까?
이 영화는 보기 전부터 재미없어 보인다.. 두 가지가 문제다. 포스터와 영화 제목이다. [물괴] 우리는 이미 [괴물]이라는 영화를 알고 있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짝퉁이라고 보이는 것이다. 이미 익숙한 영화 이름을 뒤집어서 영화 제목을 지었다. 물론, 영화에 나오는 괴수의 이름은 조선시대의 말로 표현한 것이겠지만, 그것을 제목으로 했어야 했나 싶다. [물괴]가 주된 내용이어도, [괴물]이라는 영화가 있으니 피해야 했지 않았을까 한다. 그리고 포스터도 그렇다. 인물들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의 내용도 그렇다. 너무 성의 없이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악은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최악의 영화까지는 아니다. 올해 유독 그런 영화가 많았다. [염력], [7년의밤], [신과함께], [상류사회] 등 한국 영화만 헤아려봐도 이 정도다. 그런 영화들과 비교하면 이 영화는 봐줄 만한 영화다. 뒤에 말하겠지만, 굳이 왜 있나 싶은 인물이 한 명 있긴 하다. 팩션 영화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말이 안 되는 설정도 어느 정도 너그럽게 넘어가 줄 수 있다.
[물괴]에 대한 표현이나 효과도 나쁘지 않다. 물론, CG의 어색함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영화가 자꾸 어둡게 표현된다. 아직까지 밝은 곳에서의 표현은 자신이 없는 듯하다. 그걸 떠나서도, CG나 액션은 괜찮은 편이다. 그런데, 액션은 괜찮은데 표현이 안된다. 카메라가 액션을 제대로 담아내지를 못한다. 버거워 하는 것 같다. 편집도 문제고, 촬영도 문제다. 이 영화에서는 문제가 안되는 곳을 찾는 것이 더 빠를 것 같다.
이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좋다. 정치적인 이야기도 좋지만, 결론적으로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좋다고 생각한다.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 괴수를 이용한 것도 아주 좋은 것 같다. 사람들이 흥미 있어 할만한 이야기로 사회적 메시지를 주는 것만큼 좋은 이야기 전달법은 없다. 마음 편하게 봤고, 극장을 나설 때는 한 번쯤 생각해보게 만드는 것이야 말로 좋은 영화의 종류 중 하나다. 물론, [물괴]는 그런 영화는 아니다. 영화에 집중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자꾸 시답지 않은 개그로 맥이 풀리게 한다. 영화 속에서 개그는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해야하는데, 이 영화는 긴장감이 부족하다. 때문에, 개그조차 헛웃음이 나오게 한다.
영화 속 캐릭터들도 행동에 당위성이 부여가 안된다. 도대체, 이들은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인 것, 알 수가 없다. 특히, 이 영화 속 ‘윤겸’이라는 인물이 왜 왕의 부름에 다시 답했는지에 대해 명분도 정확하게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이 영화 속 인물들이 왜 행동에 변화가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고 너무 생략이 많이 된 것 같다. 이야기를 간단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살만 쏙 발라내서 뼈밖에 없는 영화 같다. 정말 먹을 것이 없는 영화다.
없어도 될 캐릭터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이다. 혜리가 맡은 ‘명’이라는 인물은 도대체 왜 있는지 모르겠다. 이 영화에서 발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나온 것인지 모르겠다. 뿐만 아니라, 영화 속 캐릭터로써도 이 캐릭터가 왜 있는지 모르겠다. 없어도, 이 영화는 아주 잘 진행될 것이다. 오히려, 더 수월하게 이야기가 진행되었을 것 같다. 혜리를 영화 속에 등장시키기 위해 일부러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준비가 1도 안된 배우를 주연으로 출연 시킨 것은, 감독이 무슨 생각으로 캐스팅을 했는지 모르겠다.
영화는 드라마와 다른 매체다. 드라마에서도 만족스러운 연기를 보여주지 못한 배우가 영화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을까? 발성도 안 갖춰져 있는 이 배우를 주연으로 출연시켰다는 건, 아이돌의 출연으로 눈길을 끌려고 했다는 것 밖에 생각이 안 든다. 과거 [응답하라 1988]만큼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 연기력이라는 것이 감독의 디렉팅도 중요하지만, 배우 스스로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하는가, 그리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연기를 하느냐도 중요하다. 둘 다 틀렸다. 그녀는 이 영화를 위해 무엇을 준비했을까? 아, 별로 없었을 것이다. 영화에서조차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안되는데 어찌 연기를 잘 하겠는가. 100% 그녀만의 탓은 아니다.
'설마?' 하면
‘설마?’ 라는 생각이 들면, 두 가지 느낌이 있다. 생각지 못했던 반전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에이… 설마’와 같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되는 의미가 있다. 이 영화는 ‘설마,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하면 그것이 100% 들어맞는다. 정말 그러기 쉽기 않은데, 그냥 손 가는 대로 시나리오를 쓴 것 같다. 정말이지, 답답할 노릇이다. 모든 것이 예상대로 진행된다. 이렇게, 모든 것이 예상대로 진행되게 만드는 것도 어려운 것 같은데, 그것을 이 영화는 해냈다. 아주 칭찬해주고 싶다. 대단하다. 관객의 생각대로 영화가 진행되는 이 얼마나 놀라운 영화인지 모르겠다. 안 좋은 점만 이야기한 것 같은데, 영화는 최악은 아니다. 물론, 권장하는 영화는 아니다.
2.5 / 5 뭔지는 알겠는데, 그렇게 하는 거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