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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Sep 12. 2018

[드라마] 라이프

미스터리로 유혹하고, 멜로 내놓기


오랜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챙겨본 드라마다. 과거에는 드라마를 아주 좋아해서 많이 챙겨보았는데, 점점 드라마의 내용들이 비슷해지는 것 같고 별 흥미를 못 느꼈다. 드라마 [라이프]를 보게 된 계기는 조승우 배우의 연기였다. 드라마 초반에 병원 강당에서 의사들과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이 있다. 이 때, ‘구승효’라는 캐릭터도 매력 있었지만, 조승우 배우의 연기가 돋보였다. 그에게는 조승우라는 이름이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냥 ‘구승효’ 그 자체였다.



 캐릭터의 매력은 드라마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다. 영화에서는 2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캐릭터가 돋보이지 않아도, 이야기를 끌고 갈 수 있는 요소가 많다. 하지만,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몇 주 이상을 끌고 가야 한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이 드라마를 보고 싶게 하는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스토리는 그 한계가 있다. 한 주정도 드라마를 보지 않더라도 스토리를 대충 이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고, 드라마를 송출하는 TV라는 매체의 특성상 사람들은 드라마가 하는 70분이라는 시간에 100% 집중할 수 없는 환경에서 드라마를 시청한다. 때문에, 드라마에서 스토리에 힘을 싣는 것은 힘들다. 하루 일을 마무리하는 밤 11시쯤 하는 드라마가 아니라면, 스토리에 집중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시청자들이 매 회 드라마를 보는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매력적인 캐릭터다. 실제로 드라마 [라이프]가 끝나고, 조승우 배우 때문에 끝까지 봤다고 하는 네티즌들이 많았다. 조승우 배우뿐만 아니라, 문소리 배우와 유재명 배우, 문성근 배우 및 엄청난 배우들이 한 작품에서 연기를 보여준다는 것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 어떤 인물을 빼야 한다고 하면 그 누구도 뺄 수 없을 정도로 인물들 간의 케미와 매력이 아주 대단한 작품이다. 이들을 다시 보고 싶어서 드라마를 다시 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드라마 자체는 아쉬움이 많다. 전작인 드라마 [비밀의 숲]으로 집필능력을 보여준 이수연 작가의 두번째 작품이다. [비밀의 숲]과 비교하면, 아쉽다는 평이 많다. [비밀의 숲]을 보지는 못했지만, 드라마 [라이프]는 드라마 초반에 보여준 힘이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이 드라마의 초반 구도는 의사와 경영진의 대립, 의사와 의사 간의 대립 등 여러 그룹들이 서로 단체를 견제하고, 그 안에서 진실과 진정으로 사람을 살리고자 하는 의사인 ‘예진우’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점점 힘을 잃어갔다. 드라마 초반 악역으로만 그려질 줄 알았던 ‘구승효’가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며 점점 의사와 경영진 사이에서 회사에 속해있는 경영인으로서, 마음 놓고 사람을 살리고 싶어 하는 의사들의 진정성을 보면서 내면의 갈등이 이 드라마의 매력이 되었다. 그렇게, 집단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의 모습이 이 드라마에서 그려내려고 했던 것이었던 것 같다.



 병원의 현실과 의사들의 권력 다툼을 아주 잘 그려냈다. 드라마 초반에는 그랬다. 드라마 후반에서 이 드라마 힘을 잃은 이유는 인물들의 멜로라인을 그려내기 시작하면서, 이 드라마가 초반에 보여준 의사들의 암투와 경영진과의 힘 싸움이 점점 덜 그려진 것이 원인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을 이 드라마를 통해 열심히 일하는 ‘구승효’를 보고 싶어 했고, 그와 맞서는 의사들과 그 의사들 사이에서 암투를 기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무언가 색다르다고 느껴졌던 이 드라마는 기존의 드라마와 똑같은 마무리를 지었다. 뿌려진 떡밥을 회수 안 하고, 그 많은 인물의 뒷이야기를 보여주느라 바빠서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드라마 초반부터 가장 중요했던, 병원장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에 대해서도 풀어내지 않았고, 병원의 미래의 모습도 그려내지 않았다. 드라마 초반, 원장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푸는 것이 이 드라마의 서브플롯이었는데 너무 성의 없이 마무리 한 것이 아닌가 싶다.


4 / 5  미스터리로 유혹해놓고, 갑자기 멜로 내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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