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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Sep 22. 2018

[영화] 협상

신선해 보이지만, 결국 인스턴트

추석맞이 한국 영화 대잔치가 벌어지고 있습니다그중 한국 배급사 중 가장 큰 배급사인 CJ가 내놓은 영화입니다.영화 [협상]입니다.

 




영화 [협상]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협상이라는 소재로 진행되는 영화입니다영화의 구성을 보면마치 [더 테러 라이브]를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하지만이 영화는 이 영화 나름의 재미가 있다고 보이는 영화입니다포스터만 봐서는 기대되지 않지만 말이죠.

 

 

영화에서 보여주는 협상이라는 소재

 

 최근 [명당]이라는 영화를 보고 남긴 한 줄평을 재활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이 영화는 제목이 [협상]인데진짜 협상이 안 나오는 영화 같습니다그냥두 인물의 신경전만 난무합니다협상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어떤 목적에 부합되는 결정을 하기 위하여 여럿이 서로 의논함’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영화 속에 등장하는 하채윤이라는 인물을 인질을 무사히 구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민태구라는 인물이 목적이 있긴 하지만영화의 마지막에 도달해야 그의 목적을 알 수 있습니다이 영화는 두 인물이 그저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주야장천 합니다뿐만 아니라모든 인물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합니다도대체의논하는 장면은 언제 나오는 것일까요?

 

 개인적으로 [협상]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기대한 장면이 몇 장면 있습니다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자세하게 이야기하지는 않겠지만 그 장면은 안 나옵니다협상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우리가 추측할 만한 그 장면은 안 나옵니다협상이라는 소재의 영화라고 하기에는 많이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의논하는 것이 아니라저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는 것이 무슨 협상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채윤이라는 인물이 협상가라면그녀가 왜 협상에 있어서 뛰어난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이 영화는 그것에 대한 설명도 없습니다다른 협상가와 어떤 차이가 있는 지도 모르겠고굳이 하채윤이라는 인물을 강조하는 것에 전혀 이유를 못 찾겠습니다냉철한 협상가를 생각했다면그것은 철저히 오해입니다영화 속 그녀는 오히려 감성적인 인물입니다연출진이 영화를 만들기 전에 협상에 대해 공부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공교롭게최근 [...]에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수사학의 3가지가 나왔습니다논리공감화자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합니다이 영화에서 어떤 점이 나왔는지 전 잘 모르겠습니다그냥자신의 감정에 호소하고 자기가 원하는 걸 해달라고 떼를 쓰는 것이 협상인가요이 수사학을 인용하여 이야기를 만들어보자면논리적인 협상을 하던 협상가가 인질들의 무서움에 공감하다가자신의 과거 어떤 사건에 의해 이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이런 전개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굳이 협상 전문가가 필요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일반인인 제가 봐도 무엇이 잘못되었고무엇이 옳은 것인지 보입니다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요적어도 협상을 주된 소재로 보여주고영화 내내 협상을 하는 영화라면 더더욱 말이죠.

 

 

 

소재에 대한 집중력

 

 이 영화의 집중력은 칭찬하고 싶습니다영화의 몰입도보다는 이 영화가 민태구와의 협상이라는 한 가지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한국 영화는 항상 기승전 멜로로 빠져서 안 좋아하는 관객이 많습니다이 영화는 영화 내에 멜로에 대한 언급이 1도 없습니다그리고인물들의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 또한 없습니다인물의 가장 중요한 인물인 민태구에 대한 이야기는 있지만, ‘하채윤이라는 인물에 대한 사생활은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그만큼이 영화는 한 가지 사건에 집중했다는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영화 [더 테러 라이브]만큼 같은 장소의 반복임에도 이 영화는 지루함을 줄이기 위해 노력합니다장소에 대한 인지보다 무언가에 집중하도록 영화가 강조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이 영화의 주연인 손예진 배우와 현빈 배우의 연기가 괜찮습니다손예진 배우의 연기는 믿고 본다고 말을 해도 괜찮을 정도의 연기력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특히마지막에 호소하는 장면에서는 영화 [비밀은 없다]에서 그 광기 어린 손예진 배우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집중력 있는 영화를 보여주면서그 안에 어떤 의미를 주고 싶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영화를 보시면 알겠지만일반적인 다른 한국영화와 다르지 않은 결말을 보여줍니다이 지점에서 전 이 영화의 감독에게 묻고 싶습니다.

거기까지 보여주고 뒤의 이야기를 관객에게 생각해보라고 하는 건가요?’

 이것에 대해 전 두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첫 번째는 관객들은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라는 겁니다턱도 없는 결말입니다두 번째는 뒤의 결과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다고 생각한 것이면이 영화는 무엇이 중요한 영화인지 도통 모르겠습니다일본 영화처럼 보이는 것이 중요하고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화라면 모르겠지만 말이죠마치사회적인 메시지가 있는 것처럼 보여주고 그런 이야기에 대해 설명 없이 그냥 지나가는 것그리고 그 이야기마저 그냥 대출 걔네들끼리 뭐 있더라는 식으로 얼버무릴 거면 애초에 건들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협상에 대해 집중하고 싶으면 그것만 집중하면 될 일이지굳이 어설프게 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싶다.

 

 

 사실이 영화가 왜 추석에 개봉했는지 모르겠습니다가족과 같이 볼만한 영화도 아니고그렇다고 아주 재미있는 영화도 아닙니다그냥, 10월 초에 개봉하는 대작들 피해서 어쩔 수 없이 개봉하는 영화 같습니다굳이 극장에서 안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내년설이나 추석에 방송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5 / 5  신선해 보이지만, 결국 인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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