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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Apr 02. 2019

어른들이 청소년을 부러워하는 이유

영화 [미성년] 시사회 리뷰

배우 출신 감독이 가지는 장점은 배우들과의 소통일 것입니다. 대부분의 배우들은 자신이 연기하는 신들이 어떻게 펼쳐질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연출자는 지금 이 장면들이 어떤 식으로 표현이 될 것인지에 대해 배우들에게 설명을 해줘야 합니다. 물론, 설명을 한다고 해도 배우들은 100% 이해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연기를 해봤던 인물이 영화를 연출한다면 이 부분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배우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알 것입니다. 받는 입장이 되어 봤기에, 주는 상황에서 더 배려를 해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 때문에, 배우 출신 감독의 영화를 볼 때는 배우들의 연기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됩니다. 연기에 조금 더 신경을 쓸 수 있고, 연기를 하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려줄 수 있습니다. 거기에 자신이 직접 연기를 한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 사람이 연출과 연기를 모두 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감독으로의 준비와 배우로서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촬영 현장에서도 촬영을 하고, 모니터를 확인하는 점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럼에도 영화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본인이 직접 연기를 한다는 점에서는 큰 장점으로 나타납니다. 


김윤석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영화감독으로 데뷔를 합니다. 직접 연기도 합니다. 영화 [미성년]은 그의 첫 데뷔작으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선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대사입니다. 배우라서 그런지 대사가 상당히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직접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 어떤 대사들이 영화에 적합한지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대사의 맛이 상당히 좋게 하는 요소 중 하나는 시나리오 자체입니다. 아주 훌륭한 것은 아니지만, 좋은 시나리오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등장하는 시퀀스들에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괜찮습니다. 코믹적인 요소도 괜찮고, 주고받는 대사나 상황들 그리고 성인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요소들이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의 전체로 따지면 다소 밋밋한 것이 아쉽습니다. 쉽게 말해서, 영화가 잔펀치로만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장면이나 임팩트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이유는 스토리 전개 자체가 정체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가 스토리의 흐름보다는 어떤 사건을 통해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들과 변화들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때문에 큰 틀에서 스토리는 적고, 에피소드들로 영화가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영화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영화 속 캐릭터 때문입니다. 여기서도 배우 출신 감독이 가지는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물들이 살아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인물들이 각자 개성이 강해서 인물 사이의 만남마다 새로운 느낌입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서로를 한 번씩 마주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들어서 영화가 지루하지 않게 느끼게 해줍니다. 


캐릭터와 에피소드 위주의 전개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사건을 발생시키면서 관객들의 흥미가 떨어지지 않게 해줍니다. 하지만, 이런 사건들만 등장하면 영화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메시지나 임팩트적인 부분에서는 조금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영화를 통해 그가 이야기하려는 이야기는 상당히 좋습니다. 영화의 제목처럼 아직 성인이 아닌 청소년과 성인이지만 성인 같지 않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성년]의 ‘미’는 다양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영화는 그만큼 다양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이야기를 하는 영화를 상당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나이가 되었다고, 어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어른 같지 않은 어른도 있고, 어른 같은 청소년도 있습니다. 


영화는 어른스러워 보이는 아이들을 통해서 다양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 그들도 아직 어리다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진짜 어른이 되는 것은 가면을 쓰는 것과 같습니다. 자신의 속에서는 온갖 생각과 감정이 들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며 살아갑니다. 누군가가 미워도, 자신의 마음이 아파도 현실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럴 시간조차 없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물들의 고민들이 등장하는 시점에서 상당히 많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청소년들이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리는 옳지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 나서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귀찮아서, 나보다 높은 사람이라서, 상대가 기분 나쁠까 봐 혹은 자신이 튀는 것이 들어서, 불이익을 볼까 등 많은 이유를 대면서 핑계를 댑니다.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데뷔한 김윤석 감독의 첫 작품으로 [미성년]은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장점이 더 돋보이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속 캐릭터와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캐릭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에피소드들은 영화를 보면서 충분한 웃음을 선사함과 동시에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지점들이 존재합니다. 영화를 연출한 김윤석 감독은 신인 감독으로써 괜찮은 첫걸음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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