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샤잠!] 리뷰
작년에 이어 올해도 DC는 한 작품만 개봉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작년에 홀로 개봉했던 [아쿠아맨]이 괜찮은 성적을 거두면서, DC에도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알려줬습니다. 그리고 올해 홀로 개봉을 한 [샤잠!]은 코믹한 10대 히어로를 보여주면서, 사람들에게 기대감을 심어 주었습니다. 거기에 [아쿠아맨]을 통해 DC로 넘어온 ‘제임스 완’과 함께 일했던 경험이 있는 ‘데이비드 샌드버그’가 영화의 연출을 맡았습니다. 이는 ‘제임스 완’이 [아쿠아맨]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여준 만큼 [라이트 아웃]과 [애나벨 : 인형의 주인]을 연출했던 그가 히어로 물에서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했습니다.
그런데, 하… 참 아쉽게 되었습니다.
마블에서 [스파이더 맨]을 10대로 새롭게 리부트 하면서, 마블에 새로운 젊은 피가 수혈된 듯한 느낌과 틴에이지 영화로 톡톡 튀는 모습과 개그를 통해 전혀 색다른 히어로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상당히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DC 또한 [샤잠!]을 통해 그런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개봉 전에 받은 느낌은 마치 [스파이더맨]과 [데드풀]이 합쳐진 영화를 기대했습니다. 너무 큰 기대일지도 모르지만, 주인공이 10대라는 점과 예고편과 언론에서 개그 코드를 강조했기 때문에 그런 기대를 어느 정도 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개그는 자신 있다’라는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조금씩 모자랍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모습은 개그에 상당히 치중한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에서도 개그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관객을 웃기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는 것이 보입니다. 그래서 더 안타깝습니다. 노력을 하는 모습은 보이는데, 그게 생각처럼 쉽게 되는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정색을 할 정도로 안 웃긴 것은 아닙니다. 최근 마블의 영화들이 개그가 줄어들었지만, 마블이 초기에 보여준 개그 코드는 위트가 있으면서도, 극의 흐름을 깨지 않은 선에서 나왔습니다. 그런 점을 생각해보면 마블이 개그에 상당히 능통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샤잠!]의 개그가 아예 안 웃긴 것은 또 아닙니다. 영화 속 인물이 10대라는 점을 이용해서 그들만이 할 수 있는 개그를 통해 상당히 재밌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영화의 전부가 되어 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그에 상당히 많은 신경을 쓴 것 같은데, 그 정도의 웃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마블에서는 개그를 하면서도 다른 부분에서도 괜찮을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영화가 개그를 제외하고 다른 부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면 그저 아쉬운 점으로 끝났을 것입니다. 영화의 액션도 상당히 부실합니다. 샤잠이라는 캐릭터가 아직 능력을 발휘 못했다는 점에서 제한적인 상황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영화의 막바지에 샤잠이 각설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서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른 능력 다 제치더라도, 힘이 세다는 것 하나로도 보여줄 것은 많습니다.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 블랙 위도우는 특출난 능력이 없더라도 [윈터 솔저]에서 충분히 멋있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하다못해, 한국 영화 [마녀]에서도 액션만큼은 괜찮았습니다. 특히나, 히어로 물에서는 액션이 가장 중요합니다. 히어로 캐릭터가 어느 순간은 자신의 능력이 폭발하는 순간이 등장하지도 않고, 빌런이 최후를 맞이하는 장면에서도 통쾌함은 아니더라도, 흥미라도 있어야 하는데 너무 심심하게 끝나지 않나 싶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영화가 유치하다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어느 순간에는 DC의 히어로 영화가 아닌 일본의 전대물을 떠올리게 됩니다. 한 가지 좋았던 점은 주인공이 10대라는 점을 아주 잘 살렸다는 것입니다. 방황이나 순수함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대놓고 나와서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그저 10대 영화들이 가지는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죠.
빌리 뱃슨이 능력을 부여받고, 샤잠이 되어서 자신의 능력을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점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아직 어린 주인공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그들의 성장을 보여주는 과정이었습니다. 더불어서 이 친구들이 앞으로도 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빌리 자신도 자신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몰랐습니다. 그런 빌리가 친구인 프레디를 통해서 자신의 능력을 알아가고, 그 능력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인간의 성장과정과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퀸의 노래가 등장하게 되는데 이 점은 친구의 이름이 ‘프레디’라는 점과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등장하는 노래의 가사 또한 그들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한차례 ‘퀸’ 열풍이 불었기 때문에 이 장면에서 퀸의 노래가 들릴 때 보시는 분들도 반가운 마음이 들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아쉬움보다는 안타까움이 드는 영화였습니다. 분명 노력했다는 점이 보임에도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아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럼에도 기존 DC 영화처럼 못 볼 수준의 영화는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모든 영화가 명작이기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아쿠아맨] 리뷰 할 때도 말했지만 팬들의 기대치는 생각보다 높지 않습니다. 기존의 영화들이 너무 망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저스티스 리그]처럼 못 볼 정도로 망작이 아니라 적어도 마음 편하게 볼 수 있을 정도는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샤잠!]은 그 기준에서 보면 재미없는 영화는 아닙니다. 이 영화는 적어도 DC가 아직 죽지 않았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3 / 5 아쉬움보다는 안타까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