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따따시 Apr 19. 2019

두 배우의 완벽한 연기가 만든 영화의 진정성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개인적으로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를 보기 전에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은 영화가 장애인을 어떤 태도로 보여주고 있느냐입니다. 2월에 개봉했던 영화 [증인]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증인]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태도로 인물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리고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증인]이 진중하게 다루고 있다면, [나의 특별한 형제]는 다소 가벼운 톤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저는 개인적으로 가벼운 톤을 조금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때에 따라 다르겠지만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주는 방식을 좋아합니다조금 다르게 말하면흔하게 있는 일처럼 보여주는 방식을 좋아합니다.


 

이런 생각은 익숙함과 관련이 있습니다한때, 서비스업 일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제가 있던 곳이 휠체어를 타시는 분들이 이용하기 편리한 곳이라서 휠체어 손님을 많이 응대했습니다처음에는 상당히 낯설고 어려웠습니다무언가 도와드려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죠하지만얼마 뒤에 금방 적응하였고 익숙한 일이 되었습니다물론휠체어를 탄다고 모든 분들이 장애인은 아닙니다다리를 다치는 등 다른 요인으로 인해 휠체어를 타시는 분들도 있습니다하지만대부분의 사람들은 휠체어를 타고 있는 분들을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십니다적어도 극장에 있는 이동식 좌석을 휠체어석이 아닌 장애인석이라고 부르는 것부터 그런 의식이 내재되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속에서도 장애인을 다루는 태도를 조금 가볍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똑같은 사람인데더 특별하게 대하는 것이 역차별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영화에서 장애인의 특징을 웃음 코드로 사용하는 것은 정말 싫습니다과거 한국 영화에서는 장애를 가진 인물을 웃음 코드로 많이 사용했습니다그런 전적 때문에 [증인]이라는 영화가 관객들의 마음속에 더 와닿던 것 같습니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유쾌한 톤으로 다루면서도장애인들이 가지는 현실적인 문제와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봤습니다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영화 속 두 주인공의 설정입니다서로 다른 장애를 가지고 있는 두 인물의 각자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서로를 도와가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죠물론그것이 비장애인만큼 완벽함을 보여주지는 않지만나름 상호보완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이야기 전개가 상당히 빠릅니다시간을 끌 수 있는 요소가 다분함에도 영화는 과감하게 생략합니다영화는 어떠한 에피소드의 과정보다는 발단과 결말만 보여주면서상당히 빠르게 이야기를 전개시킵니다덕분에 지루하지는 않습니다조금만 지나면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니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영화가 조금 뻔하게 느껴지는 것은 단점입니다개인적으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영화가 하고 싶은 이야기 자체가 이런 구조가 아니면나오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최대한 뻔하지 않게 보이기 위한 시도들이 보여서 저는 나쁘지 않았습니다영화 [극한직업역시 구조적으로는 뻔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하지만영화가 뻔하지 않게 보이려는 노력이 보였고그 노력들을 관객들 또한 인정해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던 영화들을 생각해보면, [극한직업]은 상당히 신선한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가 상당히 좋습니다.

 

이광수 배우의 연기가 상당히 돋보입니다사실지적장애를 가진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손가락 움직임이나얼굴 근육 하나하나의 움직임이 상당히 중요합니다연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 정도로 상당히 놀라운 연기였습니다정말노력을 많이 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신하균 배우는 이미 훌륭한 배우입니다개인적으로는 이광수 배우보다 더 힘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몸을 움직일 수 없는 역할이기 때문에 얼굴로만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합니다아무래도 연기를 하거나말을 할 때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연기를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신체를 사용한 감정연기가 훨씬 수월합니다신하균 배우는 몸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목조차 가누기 힘든 세하라는 인물을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이솜 배우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이솜 배우의 매력이 쏟아지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두 배우 모두 연기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그저두 배우의 연기를 보기 위해 극장에 가셔도 아깝지 않을 것 같습니다그 정도로 상당히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영화가 궁극적으로 말하려고 하는 이야기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세히 말씀드리지는 않겠지만제가 생각하는 가치관과 부합하는 이야기라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비장애인이 장애인에게 해줄 수 있는 도움이라는 것이 무언인지에 대한 질문에 이 영화의 결말이 답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가 있는 집에서 아이에게 교육용으로 보여주기에도 적합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장애인을 대하는 태도도 좋고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아무렇지 않게 보여주면서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영화 속 인물들이 왜 이런 사람이 되었는지를 생각해보면그 원인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멀지 않은 곳에 있기 때문에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들이 생활하던 시설의 이름은 책임의 집입니다태어났으면살아가야 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이 말이 상당히 좋았습니다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전신 마비 장애인인 세하가 발버둥을 치는 것이 보이는 영화입니다그의 몸짓은 보이지 않지만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모두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4.5 / 5  두 배우의 완벽한 연기가 만들어낸 영화의 진정성


매거진의 이전글 공포 없는 공포영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