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악인전] 리뷰
영화 [악인전]은 기존 한국 영화에서 많이 사용된 조폭, 경찰을 다루는 영화입니다. 자주 하는 말이지만 이미 나온 소재라고 그 영화를 무조건 안 좋게 볼 수는 없습니다. 같은 소재와 같은 이야기를 보이더라도 기존 영화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보여주는 영화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고, 비슷한 이야기를 따르더라도 새롭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많습니다.
우선, 이 영화는 액션을 보여주기 위한 영화입니다. 그리고 경찰이 범인을 잡기 위해서 조직 폭력배와 손을 잡고 범인을 잡는다는 콘셉트가 영화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영화는 이 부분과 연관이 없는 부분에서는 과감하게 잘라냅니다. 그런 이유로 스토리가 탄탄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액션 영화에도 스토리는 중요합니다. 스토리를 통해서 인물의 관계 형성 및 감정을 형성해야 액션 장면에서 긴장감이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이 영화에서는 액션은 있지만, 인물의 고뇌와 감정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영화 속 모든 결정에 인물은 쉽게 결정하고, 쉽게 행동합니다.
결국, 큰 틀에서는 조폭과 경찰의 공조를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영화의 액션이나 스릴을 강조하고 관객들을 유혹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이용된 듯한 느낌이 듭니다. 꼭 이 소재를 사용해야 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영화의 이야기와 결말에서 나타나는 주제를 봤을 때, 이야기와 따로 논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리해보면 소재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를 정한 뒤에 거기에 맞는 이야기를 조금 억지로 만든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러한 이유로 영화 속 캐릭터들 또한 그리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콘텐츠인 마동석 배우의 캐릭터는 영화 속 캐릭터가 아닌 그냥 마동석 배우였습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김무열 배우의 캐릭터 또한 그리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김무열 배우가 캐릭터에 녹아든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인상을 쓰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거슬리지는 정도는 아니지만, 딱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은 아닙니다. 캐릭터의 개성보다는 인물의 인상에만 의존하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영화의 메인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액션과 긴장감에 대해서는 좋은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사실 이런 영화를 보는 이유가 바로 액션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다른 배우들이 절대로 흉내 낼 수 없는 마동석 배우의 액션은 MCU라고 부를 정도로 그의 캐릭터는 확실히 구축되어 있습니다. 영화 [성난 황소]와 [범죄 도시]에서 보여주는 묵직한 타격감이 이 영화에서도 살아있는 편입니다.
영화 초반, 극의 긴장감 조성을 위해서 잔인한 장면이 조금 등장하는데 그것을 제외하고서는 영화 전체적으로 많이 자극적이지 않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칼로 찌르는 장면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직접적이지 않아서 다른 청불 영화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편으로는 영화의 내용상 잔인하지 않아도 되는데, 굳이 잔인한 장면이 등장하는 이유는 청불 영화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액션을 기대하고 영화를 관람하시는 분들에게 [악인적]은 기대만큼의 액션은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이상을 기대하는 분들에게 [악인전]은 새로운 매력이 부족한 영화입니다. 결국 기존 한국 영화가 보여준 영화를 뛰어넘는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영화를 보면서 큰 감흥 없이 영화를 봤고, 영화를 다 본 뒤에 아쉬움과 찜찜함이 남았습니다. 아쉬움이 느껴지는 이유는 영화가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 가능성 조차 보이지 않았다면 아쉬움 조차 남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영화 한국 영화에 많습니다. (그 자전..)
찜찜함이 남는 이유 또한 아쉬움을 느끼는 이유와 같은 이유입니다. 더 보여줄 것이 남아 있는데 서둘러 마무리한 듯한 인상이 강하게 듭니다. 충분히 풀어서 보여주면 보여줄 것이 많은 영화였지만,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것과 리듬이 떨어질 수 있다는 리스크를 가지고 보여주기에는 무리가 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액션은 볼만했지만,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한 영화 [악인전]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