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야 이해할 수 있다. 이 드라마도, 사람도
복잡한 세상이라고 부른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사람들은 그 기술을 향해 달린다. 이 드라마 역시, 기술이 주된 내용이다. AI 컴퓨터를 통해 사람의 정신적 질환을 치료한다. 이렇게 디지털 시대 앞서서는 AI 시대를 다룬 드라마지만, 필름 룩을 사용했다. 디지털 이야기를 아날로그로 이야기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매니악]이다.
[매니악]은 넷플릭스에서 기획된 미니시리즈 드라마다. 사실, 이 드라마를 봤던 이유는 ‘엠마스톤’이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인상적인 배우는 ‘조나 힐’이었다. 그의 연기는 처음 봤는데,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드라마를 다 보고 난 후 찾아보니, 코미디 연기를 주로 하던 배우였다. [매니악]에서는 그런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다. 마치, ‘스티브 가렐’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영화 [폭스캐처]에서 보여준 ‘스티브 가렐’의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이 사람이 코미디를 하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줬는데, ‘조나 힐’도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사실상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조나 힐이 연기한 ‘오언 밀그림’이다. 그에게는 많은 과거가 있다. 그 과거가 그의 표정과 행동만으로 모두 느껴졌다. 그리고 드라마에서 현실에서 내내 웃지 않다가, 웃는 장면이 한 장면 나온다. 그 장면 또한 아주 인상적이었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 드라마의 두 주연배우가 책임프로듀서로 참여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배우가 직접 자신의 작품에 제작 참여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게 되면 연출 의도나 이야기의 방향 및 작품의 색에 대해 아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더 심도 있는 연기가 나온다. 즉, 어떤 의도로 이 장면을 연기를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연기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드라마 [트루 디텍티브]를 연출하고, 영화 [그것]의 각본에 참여한 ‘캐리 후쿠나가’가 연출했다. 드라마 [매니악]은 넷플릭스에서도 신경 써서 제작한 것 같다.
드라마의 내용은 아주 심오하다. 장르가 블랙 코미디로 되어있지만,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은 거의 없다. 다만, 드라마 초반에는 이 드라마가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두 인물이 심리치료를 받으러 와서 두 인물이 심리치료를 받으면서 꾸는 꿈을 드라마 내내 보여준다. 드라마 초반에 내용과 상관없는 스토리가 나오니 오기가 생겼다. 그래서 무엇을 말하려는지 더더욱 궁금해졌다.
이 드라마에서 두 배우는 다양한 연기를 보여준다. ‘보니 앤 클라우드’같은 테마를 보여주기도 하고, 마피아가 되어서 나오기도 하고, 엘프로 나오기도 한다. 정말 다양한 내용과 콘셉트가 이 드라마에 모두 담겨있다.
드라마를 다 보고 난 후에 주인공과 함께 심리치료를 모두 마친 기분이 든다. 이 드라마는 결코, 평범한 드라마는 아니다.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치료를 하려면 원인을 알아야 한다. [매니악]은 주인공들의 다양한 환상의 세계를 보여주면서, 이들이 왜 이런 현실을 살게 되었는지 슬쩍슬쩍 보여주고 있다.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살아가지 않는다. 오언과 애니가 평범하게 살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해 조금씩 보여준다.
하지만, 생각 외로 해결책은 간단하다. 사실, 치료가 끝난 후에도 그들이 치료가 되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렇게 생각한다. 마음의 병은 환자 스스로가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치료를 통해 그들은 스스로를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애니와 오언이 서로를 통해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비정상적인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 같지만, 어느 순간 자신과 맞는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임상실험을 통해 그들은 서로를 알게 되었고, 알게 모르게 서로를 의지하며 챙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애니는 오언과 함께 새로운 세상으로 떠난다. 사실, 임상실험은 그들에게 큰 변화를 주지 못했다. 하지만, 임상실험을 통해 그들이 얻은 것은 친구다. 결국 인간은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그 관계에서 상처받지만, 그 상처 또한 관계 속에서 치료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관계는 진실 그리고 진심에 의해 발전되는 것이다. 심오해 보이는 이 드라마가 궁극적으로 말하려고 했던 내용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3.5 / 5 시간이 지나야 이해할 수 있다. 이 드라마도, 사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