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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Oct 06. 2018

[영화] 암수살인

누군가는 이야기했어야 한다

영화 상영 전부터 시끄럽다. 또 한 번의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때문에 영화 개봉 전부터 논란이 되었다. 과거 영화 [암살]이 표절 논란이 있었던 적이 있다. 소설가 최종림씨는 자신의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의 여성 독립운동가의 설정이 [암살]의 김옥윤과 비슷하다며 표절 시비 관련 소송을 제기했고, 더불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당시, 표절이 아닌 것으로 판결되었다.

하지만, 이번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서 피해자 유족의 충분한 동의 없이 영화 제작이 되었다는 점이다. 영화 제작진의 사과를 받아들여, 가처분 신청을 철회를 했지만 이런 문제는 과거 영화 [극비수사]에서도 비슷하게 있었다. 당시 [극비수사]의 감독이었던, 곽경택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는 제작을 맡았다. 그가 참여한 두 작품에서 비슷한 논란이 일어서 그에 대한 논란도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을 것 같다. 영화 [암수살인]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다. 그런 만큼 더 조심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암수살인]은 피해자는 없고, 가해자만 있는 상황을 표현한 제목이다. 정확한 의미는 아무도 인지하지 못한 살인이라는 의미다. 이 영화는 가해자인 극중 인물 ‘강태오’에 대해 다룬 영화다. 사실, 이름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태오’라는 이름이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다. [베테랑]에서]에서 유아인 배우가 맡은 역할이 ‘조태오’다. 굳이 같은 이름을 썼어야 했는지 모르겠다.

 

영화도 전체적으로 그전에 다른 영화가 똑같이 진행된다. 달라진 것은 상황 설정뿐이다.. 비슷한 전개를 보여주고, 비슷한 구간에서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고, 비슷한 결말을 가져온다. 사실, 이런 비슷한 영화를 만들었던 적이 있는 곽경택 감독이 [극비수사]에서 쓰인 방법을 그대로 가져온 듯하다.

 

[극비수사]와 다른 점이 있다면, ‘강태오’라는 캐릭터가 있다는 것이다. 이 캐릭터가 이 영화의 가장 중심이다. 이 역할을 연기한 주지훈 배우를 아주 칭찬하고 싶다. 그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일반 한국 영화와 전혀 다를 것이 없는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김윤석 배우도 연기를 잘했지만, 사실 [극비수사]에서 느낀 연기의 느낌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그냥, 그때 그 형사가 이 사건도 수사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것은 철저하게 영화를 연출한 감독의 문제다. 그저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면, 다른 캐릭터를 만들었어야 한다.

 

영화의 내용도 사실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경찰의 부실한 수사를 비판하고 싶었던 것인지, 아님 수사를 하려면 형편이 괜찮아야 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김형민 형사는 자신의 형편이 괜찮다는 이야기만 하면서, 개인 돈을 써가면서까지 수사를 한다. 돈이 많으니, 자신이 하고 싶은 거 하기 위해 돈 쓰는 것이야 그럴 수 있다지만, 이 사람이 사명감에 의해 하는 것인지, 범인을 잡는 것이 재밌어서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다.

 

또한, 이 영화가 ‘강태오’라는 캐릭터를 너무 나쁜 사람으로 몰고 가려고 하는 것이 보인다. 그렇다면, 영화 초반 경찰이 증거조작을 했다는 것은 왜 보여준 것인지 모르겠다. 때문에, 영화가 끝나고 나서 느낀 점은 ‘이런 일이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경찰의 안일한 수사를 보여주고 싶은 것이었다고 하기에는 김형민은 경찰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중간중간 그를 도와준다는 이유로 타박 받는 조형사의 모습이 보이긴 했지만, 그것만으로 경찰을 비판하기에는 약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영화가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 것은 칭찬하고 싶다. 보통의 범죄 영화는 범인을 잡기 위해 노력을 한다. [암수살인]은 그와 다르게 범인은 잡혀있고, 피해자를 찾는 전개를 보여준다. 이 점은 신선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 점 때문에 스릴에 있어서는 조금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긴장감을 유발시킬 장면이 적어서 스릴러로써 이 영화를 소비하기에는 약하다. 물론, 영화의 장르는 드라마다. 무섭거나, 긴장되는 장면은 적다. 답을 알고 있고, 그 수식을 찾는 수학 문제처럼 이런저런 방법을 써가면서, 피해자를 찾는 형사들의 고군분투를 지켜보는 것도 영화의 재미로써 작용할 수 있다.

 

 

재미는 있는데, 흥미는 조금 떨어지는 영화다. 영화의 평가를 하는 기준점이 있다면, 그 기준점에 조금씩 미달하는 영화다. 한국 영화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영화다. 전형적인 한국 영화의 전개 방식을 따르고 있다. 소재의 문제가 아니라, 전개 방식과 표현의 문제라는 것을 아직도 그들은 모르는 것 같다.


3.5 / 5  누군가는 이야기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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