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
엘비스 코스텔로의 ‘She’라는 노래가 있다. 들어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노래다. 하지만, 이 노래는 단순한 노래가 아니다. 영화 [노팅 힐]의 메인 OST다.
어떤 음악이 와닿게 들리는 것은 그 음악에 어떤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음악이 자신의 상황을 대변해주거나, 과거 자신이 어릴 적 추억이 생각나게 만드는 힘이 있다. OST는 2시간 되는 영화를 함축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영화를 보면서 쌓아온 감정들이 영화의 OST와 기억이 되고, OST를 듣는 순간 그때 느꼈던 감정들이 다시 올라온다. 때문에 아직까지도 필자의 음악 플레이 리스트에서 [본 투 비 블루]과 [라라랜드]의 OST가 없어지지 않은 이유는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이 다시금 살아나는 기분을 느끼기 때문이다. 여태까지 그냥 많고 많은 노래 중 하나였던 ‘She’는 플레이리스트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은 노래가 될 것 같다.
영화에서 ‘She’는 두 번 나온다. 영화의 시작과 끝이다. 첫 장면에서는 극 중 배우인 ‘안나 코스트’의 아름다운 모습과 그녀가 배우로써 어떤 존재인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 영화에서 왜 이 노래가 아직까지 사람들 기억 속에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중요한 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었다. 이 마지막에서 기사회견을 하는 장면은 정말 명장면이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그 장면으로 두 주인공이 망설이고 있던 것을 모두 날려버리고 서로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보여줬다. 그 때, 나오는 ‘She’는 너무나도, 아름답게 들렸다. 모두의 그녀에서 한 남자의 그녀가 된 그녀를 보여준다.
이 영화의 장점은 철저하게 영화 같다는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현실적이지 않다고 하지만 드라마나 영화에서까지 현실을 보고 싶은 사람은 얼마나 될까? 특히나, 로맨틱 코미디처럼 밝은 분위기의 영화는 어느 정도 비현실적인 것이 허용된다. 이 영화도 생각해보면, 비현실적인 부분이 많다. ‘안나 코스트’는 ‘윌리엄 대커’의 어떤 모습에 반했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고, ‘윌리엄 대커’ 역시 왜 그녀를 좋아하는지 설명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꿈 같은 둘의 사랑이 현실이 아닌 것을 알지만,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상황을 보는 것만으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는 것이고, 개인적으로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
4 / 5 사랑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