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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Sep 26. 2019

주어진 환경에 비해 볼만한 오락영화

영화 [양자 물리학] 리뷰

이름만 들으면 과학적인 영화일 것 같지만, 이 영화는 클럽이 주 무대인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이름이 [양자 물리학]인 이유는 영화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혹은 너무 억지스럽다고 느끼거나 억지로 가져다 붙인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스타 없는 영화


이 영화의 가장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를 관람하기 전에 이 영화에서 서예지 배우가 나온다는 것과 제목이 [양자 물리학]이지만 양자 물리학이 등장하지는 않다는 정보만 알고 영화를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첫 장면부터 등장한 찬우(박해수)는 관객들에게 익숙한 인물은 아닙니다. 

영화의 주연인 박해수 배우는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보신 분들에게는 익숙한 인물이겠지만, 드라마를 보신 분이 아니라면 이 배우는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에게도 익숙한 인물이 아니라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못 했습니다. 하지만, 박해수 배우는 자신의 존재감을 분명하게 보여줬습니다.

극 중 찬우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개성을 확실하게 표현함과 동시에 그의 연기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의 시원한 표정과 연기는 마치 김래원 배우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느낌을 가지고 있는 배우를 좋아하는 편인데, 이 영화를 통해 저 또한 그의 팬이 될 것 같습니다. 


그와 함께 주연을 맡은 서예지 배우는 나름 익숙한 배우입니다. 시트콤 [감자별]에서 현실 남매 짤을 탄생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며, 비교적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얼굴을 알린 배우입니다. 최근 [암전]을 통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녀 또한 이 영화를 통해서 자신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준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도시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는 그녀의 분위기와 잘 맞는 역할이라고 보입니다. 그리고 약간의 허스키한 목소리까지 성은영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하기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두 배우가 주연인 [양자 물리학]에는 스타라고 불릴 만한 배우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는 허전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임에도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았고, 캐릭터의 개성까지 잘 살리는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영화에 대해서는 평가가 갈릴 수 있어도, 배우들에 대한 평가는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꼬리물기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예전 제가 봤던 단편 영화 중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제목 생각이 잘 안 나는데, 너무 예전 영화라서 찾기가 어렵네요) 누군가에게 뇌물로 혹은 불법적으로 사용된 돈이 돌고 돌아서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사회에는 검은돈이 많다는 이야기를 영화는 보여줬습니다. 


[양자 물리학] 또한 그러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합니다. 겉으로 보기에 이 영화는 클럽에서 벌어진 마약 범죄를 잡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볼 수 있지만, 이 영화는 그런 이야기가 중요한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과정에서 보이는 갑과 을의 변화 그리고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 인물이 누군가에게는 을이지만, 누군가에는 갑질을 하고, 갑질을 당한 을은 자신의 을에게 다시 갑질을 하는 형국입니다.

영화는 이런 관계들이 돌고 돌아서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하는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이 이 싸움을 이긴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여기서 자신의 생각을 현실로 만든다는 것을 양자 물리학과 엮여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영화의 제목이 양자물리학이 된 것 같은데, 별로 좋은 제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세하게 말씀드리지는 않겠지만, 영화를 보게 되신다면 변화하는 인물들의 관계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한 계획을 실현하려는 인물들의 노력이 이 영화의 주요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양자물리학 


이 영화의 제목인 양자물리학은 이름만 들어도 상당히 어렵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양자 물리학(양자 역학)은 종종 사용되던 소재입니다. 마블의 영화 [앤트맨] 시리즈에서 등장한 핌 입자는 양자 역학을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진 입자이며, 그들의 이론 또한 양자 역학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과학과 관련된 이야기가 전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의 제목이 [양자 물리학]인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볼까 합니다. 


주인공 찬우(박해수)는 여러 사람들에게 양자 물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은영(서예지)에게 했던 이야기인 파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두 물체의 파동이 맞으면 새로운 시너지를 발생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영화 속 이야기에 대입해 볼 수 있습니다. 뜻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함께한다면 새로운 것을 해낼 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외에도 영화에서는 양자물리학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영화의 예고편에도 등장한 나쁜 놈을 잡는 새로운 방법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한 두 사람의 노력이 아닌 같은 뜻을 가지고 있는 사람끼리 모여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 생각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양자 물리학이라는 이야기로 풀어내기에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의 희망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영화의 제목이 [양자물리학]인 이유는 뜻이 같은 사람이 함께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이유로 이 영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현실과 맞지 않은 부분이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먼저 찬우라는 캐릭터는 클럽을 운영하는 사람이지만, 정의가 있고 불법적인 일은 하지 않으려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클럽이라는 공간 자체가 술과 연관이 있는 곳이고 사회적으로도 어두운 일과 알려지지 않은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곳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캐릭터는 다소 현실성이 없어 보입니다. 결국 내부의 사람이 이야기하지 않으면 이러한 일은 절대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요?


중졸 학력을 가진 찬우는 살기 위해서 클럽에서 일을 시작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랜 경험을 통해서 말하는 솜씨도 늘었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통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은 클럽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돈이 많은 사람들과 같은 위치에 있을 수 있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죠.


영화에서 말하는 양자물리학은 찬우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주문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 




정리하자면


이 영화는 양자물리학과는 전혀 상관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약 범죄의 이야기를 비교적 가벼운 분위기로 유쾌하게 풀어서 재밌게 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영화들과의 차별점이라고 할 부분은 적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럼에도 이 영화는 할 만큼은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대가 전혀 없는 상태로 봐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나름 괜찮다는 영화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스타를 내세운 어설픈 영화보다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영화가 이야기하려는 메시지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이 존재하는 영화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에는 크게 무리가 없는 영화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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