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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Oct 19. 2019

현실은 없고 상상만 있는 이혼

영화 [두번할까요] 리뷰

영화는 현실이 반영된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에 소재 쓰이는 현상은 관객들의 공감을 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많이 보편화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영화의 소재가 되는 이혼도 그만큼 자주 쓰이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라는 특성상 가볍게 다뤄져도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이 보편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이혼을 다뤘다는 점에서는 같은 날 개봉하는 [재혼의 기술]과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로는 현재 상영하고 있는 [가장 보통의 연애]와 겹치는 부분이 많은 영화입니다. 그 영화들 사이에 이 영화가 설 자리가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이혼의 무게


아무리 보편화되어 있다고 해도 이혼이라는 것은 쉽게 봐야 하는 일은 아닙니다. 법원에서 이혼율을 줄이기 위해서 숙려기간을 두는 것이 이와 같은 이유입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 영화 속 인물들이 이혼을 하게 된 이유가 단순 성격차이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한 [재혼의 기술]과 [가장 보통의 연애]에서도 인물이 파경을 맞은 인물로 등장하지만, 이 인물들은 상대방이 바람을 폈다는 그럴싸한 이유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경력에 대해서 각 인물들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나 [재혼의 기술]은 자신의 이혼 경력을 상대방이 싫어할까 봐 상당히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혼이 흠이 아닌 세상이라고 하지만, 권장할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혼에 대해서 가볍게 다루는 것은 지양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 속의 인물들이 이혼을 하게 된 것은 단순 감정싸움에 의해서 이혼을 하게 되었다고 밖에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혼 선언식까지… 와…. 이혼을 하는데, 저렇게 좋은 홀을 빌리는 것도 말도 안 되는데, 거기에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요? 뭐 좋은 일이라고…. 그래요. 이건 영화적 설정이라고 치고 넘어가도록 하죠.


분명 이혼한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이 영화는 헤어진 연인을 다루는 영화라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기존 드라마나 영화에서 이혼한 사람들은 서로를 상당히 불편하게 여기거나, 상당히 편안한 친구의 느낌이 강하게 드는 편입니다. 대다수가 그렇게 표현한다는 것은 그런 사례가 많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관계를 제시하는 패러다임으로 볼 수 있지만, 그것 또한 관객이 납득이 가능한 선에서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혹은 확실한 배경 설명이 이뤄져야 하겠죠. 영화는 처음부터 한쪽이 재결합을 하고 싶어 하는 티를 팍팍 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이혼을 한 남녀를 다루는 영화가 아니라 그냥 로맨틱 코미디 같은 영화의 느낌이 강합니다. 




로맨틱 코미디의 발전


영화가 새로 나올 때마다 기존 영화와는 조금씩 다른 점 혹은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 영화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초중반까지는 그나마 볼만했다고 생각했는데, 영화의 후반부는 보면서 이미 많이 봐왔던 결말의 패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 영화는 현우와 선영을 제외하고는 모든 캐릭터가 그냥 필요할 때만 사용되고 버려집니다. 심지어 주연이라고 하는 상철은 정말 불쌍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철저하게 이용만 당하고 버려지는 캐릭터입니다. 


이미 익숙한 패턴을 보여주는 영화는 크게 새로운 것을 선보이지도 못했습니다. 그나마 권상우, 이정현 배우의 연기가 이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입니다. 심지어는 두 배우가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이 영화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만 이야기해보죠. 


영화의 결말 처리도 상당히 신기합니다. 견혼식이 등장합니다. 애완견끼리 결혼을 시키는 것이라고 하는데, 제가 개를 키우지 않아서 직접 찾아봤습니다. 찾아보니 영화 인터뷰 기사만 있고, 결혼식의 오타이거나, 말 그대로 결혼 45주년은 기념하는 의식밖에 없습니다. 혹시 몰라서 애완견 결혼식, 개 결혼식 등을 검색해봤는데 등장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이런 개의 결혼식이 해외 토픽에 등장합니다. 그만큼 드문 일은 아니라는 것이겠죠? 


앞서 이야기했던 비슷한 이야기 구조입니다. 이 이야기 구조가 요즘 영화에서 쓰이는 구조보다는 2000년대에 등장했던 영화의 구조 같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또한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 같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듭니다. 애초에 두 사람이 이혼하는 장면이 아니라 사랑을 시작했던 장면부터 나왔다면 감정선이 조금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두 번째 문제점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감정선입니다. 멜로가 포함되어 있는 영화에서는 인물의 감정선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이 영화의 경우 두 사람이 이혼은 했지만, 아직 감정이 남아있다는 설정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의 관계가 쉽게 끊어질 수 있는 관계가 아니라는 표현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시작하자마 두 사람이 이혼을 한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런 시작은 두 사람이 각 자의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그려졌다면 납득이 가는 시작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겠죠. 





정리하자면 


아무리 관객들이 보고 즐기는 영화라도 영화는 자신만의 주제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 주제는 관객들이 알지는 못하더라도, 영화가 하려는 이야기가 확실히 있어야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주제를 잘 모르겠습니다. 이혼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이야기인 것일까요?

헤어진 사람이 다시 만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감정적으로는 공감을 할 수 있어도, 현실적으로는 고려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특히나, 이 영화의 내용처럼 이미 만나는 사람이 있다면 더더욱 그러겠죠. 영화는 그냥 마구잡이로 가져다 붙였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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