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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Oct 22. 2019

중화권 멜로의 순한 맛

영화 [너를 만난 여름] 리뷰

많은 사람들이 찾지는 앉지만, 꾸준하게 찾는 사람들이 있는 장르가 있습니다. 중국, 대만, 태국에서 만들어지는 중화권 멜로 영화의 이야기입니다. 중화권 멜로 영화는 청춘이라는 코드와 멜로를 결합하여서, 학창 시절 순수했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 영화들이 많습니다.

[너를 만난 여름]은 [최호적아문]이라는 웹드라마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중국에서 개봉했을 때도 상당히 많은 호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던, [나의 소녀시대]와 [장난스런 키스]를 뛰어넘는 영화라고 하는데, 한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까요?





중화권 멜로


중화권 국가에서 만들어지는 멜로 영화들이 관객들에게 신선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 2000년대에 일본이나 한국에서 만들어진 영화들 중에서 비슷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는 영화들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 영화의 개성은 그들이 창조했다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다만, 2000년대에 만들어졌던 멜로 영화의 형태를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영화는 많지 않습니다. 특히나 한국에서는 멜로 영화는 이미 대세와는 거리가 있는 장르가 되었고, 만들어지는 멜로 영화도 정통 멜로보다는 다른 장르에 편입되는 경우가 많고, 절절한 사랑보다는 현실적인 공감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화권에서 만들어지는 청춘의 사랑은 더더욱 빛이 나는 것입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의 나이에 따라서 그 표현이 달라집니다.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멜로 영화의 경우, 주인공의 나이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정도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아서, 감정적인 이야기보다는 감정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게 되는 인물의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10대의 사랑은 그렇지 않습니다. 현실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따르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영화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이들은 다른 현실보다 자신의 감정을 내세워서 사랑을 하려고 하고, 그들의 사랑의 방해가 되는 요인도 부모의 반대 정도로 성인들이 가지고 있는 정말 현실적인 이유는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미래와 성장과 현재의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성인의 멜로보다는 그 무게가 적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현실 때문에 우리는 종종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목적으로 이런 영화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영화의 이야기는 검열이 존재하는 중국에게도 괜찮은 이야기가 됩니다. 사회적인 고민보다는 그들의 감정에 집중하여서 보여주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롭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들이 주목을 받게 되고, 하나의 장르처럼 만들어지는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영화들의 특징 중 하나가 배경이 여름인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싱그러운 날씨와 많은 비가 내리고, 방학이 있기 때문에 영화는 이러한 설정들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문학적으로도 여름은 가장 활기 있는 계절로 묘사가 되어서, 그들의 청춘을 이야기하기 좋은 계절이기도 합니다. 교복도 하복을 입어야 조금 더 활기차 보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과거의 이야기를 추억하는 내용으로 영화가 전개된다는 것이죠. 현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면, 앞에 설명한 내용들이 쉽게 반영되지 못합니다. 어른의 입장에서 과거를 회상했을 때, 아름다운 기억만 남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영화를 관람하게 되는 주 타깃인 성인 관객들에게 요즘 청소년들의 사랑 방식은 공감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과거로 추억 여행을 한다는 코드는 사랑 이야기에 관심이 없더라도 영화를 재밌게 볼 수 있는 요소가 됩니다. 최근 개봉한 [유열의 음악 앨범]도 이러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영화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너를 만난 여름


중화권 멜로 영화라고 하면, 발랄한 모습을 생각합니다. 한 없이 밝고 순수한 여자 주인공과 약간은 시크한 남자 주인공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이 영화 역시 그렇습니다. 비슷한 인물의 성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다른 점은 영화 자체가 밝은 톤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장난스런 키스]처럼 아주 과도하게 밝고, 색채가 뚜렷한 영화라는 느낌보다는 조금은 차분한 느낌이 듭니다. 이를 의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대체적으로 봐왔던 중화권 멜로 영화의 느낌보다는 약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 영화가 정통 멜로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성향의 영화를 크게 좋아하지 않은 분이더라도 관람하기에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말 그래도 유치한 맛에 보는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유치함이 생각보다 많다고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영화에서 가장 기대를 하는 것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 영화는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결말에 관객들의 머리에 쑤셔 넣는 듯한 메시지 전달은 조금은 의아하게 만듭니다. 물론, 그 메시지들은 의미가 있는 내용들입니다. 특히나, 가장 사랑했던 순간이 가장 빛나던 순간이라는 이야기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무리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었는가에 의문이 듭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영화에 비해 주인공에게 임팩트가 있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약간 어색하다는 느낌도 들고, 그동안 봐왔던 인물들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고 느껴집니다.


영화 자체의 포커스가 멜로보다는 청춘이라는 이야기에 맞춰져 있는 것 같습니다. 두 인물이 사랑을 하는 감정도 중요하지만, 영화의 상당 부분은 주인공이 친구들과 함께 하는 장면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들에 의해서 인물도 무언가를 시도하게 됩니다. 다른 중화권 멜로 영화에서도 이런 식의 전개가 많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이 영화는 두 인물에게 많은 것을 집중했다는 생각이 조금 적게 듭니다.




정리하자면


기존 중화권 멜로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도 평가가 갈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렝키 첸 감독의 [나의 소녀시대]나 [장난스런 키스]를 기대하고 이 영화를 보신다면 조금 실망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학창 시절의 싱그러운 모습이나 순수한 모습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부끄러워서 거짓말을 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이러한 점이 청춘 로맨스를 즐겨보는 이유겠죠.


삭막하다고 느껴지는 현실 속에서 학창 시절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는 그런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학창 시절을 함께한 친구와 내가 사랑했던 사랑에 대한 추억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다만, 중화권 멜로 영화 특유의 향을 즐길 수 있는 분에게만 해당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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