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따따시 Oct 28. 2019

티모시 샬라메에게 의미있는 필모

영화 [더 킹 : 헨리 5세] 리뷰

* 넷플릭스 작품이지만, 일단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고, 넷플릭스에서 아직 볼 수 없으니 영화 리뷰로 분류하겠습니다. 넷플릭스 공개되면 그 때 넷플릭스 탭으로 넘기겠습니다.


 한 동안 이어졌던 넷플릭스와 극장의 전쟁이 어느 정도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일까요?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더 킹 : 헨리 5세]가 메가박스에서 상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영향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부산 국제 영화제에 상영되었다는 점과 티모시 살라메의 방한으로 인해서 화제성을 고려한 선택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과정이야 어찌 되었든, 넷플릭스의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넷플릭스 또한 극장에 걸릴 수 있는 영화를 만들 것이고, 그러한 노력은 더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게 된다는 장점이 존재할 것입니다.





왕의 등장은 정치 이야기?


그렇습니다. 영화에서 왕이 주인공인 이야기에서는 정치의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정치에 대한 이야기가 그리 많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정치보다는 티모시 살라메가 연기한 헨리 5세에 대한 조명을 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내내 티모시 살라메가 등장한다는 아주 큰 장점이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잠시 후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할이라고 불리는 이 인물이 왜 왕이 되었으며, 그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중요한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하는 존의 존재가 그의 가치관을 조금 더 뚜렷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점이 단점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영화의 초반 분위기를 봐서는 왕권 다툼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되는 전개를 보여줍니다. 할은 장남이지만, 그의 아버지인 헨리 4세는 그의 동생을 후계자로 지목했기 때문이죠. 그리고 할은 그런 왕권에는 관심이 없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가 어쩌면 뻔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좀비가 창궐하는 영화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왕권에는 관심 없는 인물이 주변 사람들과 백성들의 성화에 못 이기는 척하면서 왕이 되는 시시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거든요.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전개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어떤 영화냐?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솔직히, 영화 후반에 등장하는 전쟁 장면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그냥 평범한 전기 영화로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 한 편으로는 넷플릭스 영화의 한계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동안 넷플릭스 영화에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은 전체적으로 잔잔한 전개를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기승전결의 정확한 경계가 있는 작품보다는 서서히 흘러가는 식의 전개가 많았습니다. 즉, 극적인 부분이 조금 부족했다고 느껴지는 것이죠. 

넷플릭스 영화 중에 가장 흥행했다고 평가받는 [버드 박스] 또한 설정이나 소재에 비해 결말부를 아쉽게 생각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다른 재난 영화에 비하면 [버드 박스]는 비교적 잔잔한 결말을 맞이하기 때문이죠. 그러한 이유로 넷플릭스 영화는 드라마에 비해 크게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좋은 평가도 있습니다. 그동안 넷플릭스 드라마에서는 다양한 소재와 사회적 담론이 담겨 있는 콘텐츠가 많았는데, 영화에서는 그것이 부족했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버드 박스]에서는 그런 이야기까지 담았다고 생각이 들어서 저는 좋았습니다. 


그래서 영화가 어느 정도까지는 넷플릭스 영화의 한계라고 느껴졌는데, 이러한 생각을 뒤집는 한 방이 남아 있는 영화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배우에 대한 이야기 이후에 다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영화의 전부


이 영화에는 다른 것을 제치더라도 티모시 살라메라는 배우가 주연을 했다는 가장 큰 장점이 있습니다. 저도 티모시 살라메 상당히 좋아합니다. [뷰티풀 보이]에서도 마약에 중독된 인물의 모습을 연기하는 것도 인상적이었지만, 티모시 살라메 하면 [콜.바.넴]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특히나 영화가 끝났지만, 쉽게 나갈 수 없게 만든 이 장면이 최고였습니다. 


그렇지만, 사실 티모시 살라메가 왕의 역할을 한다고 했을 때 살짝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의 전작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레이디 버드], [뷰티풀 보이]에서 보인 그의 모습은 왕과는 거리가 있는 인물로 느껴집니다. 그도 그런 것이 아직 95년생으로 아직은 어린 나이이며, 왕이 가지고 있어야 할 카리스마와는 조금 거리가 있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가장 걱정되었던 것은 왕의 역할을 하는 배우라면 누구라도 피해 갈 수 없는 장면 때문입니다. 바로, 병사들에게 하는 독려사입니다. 이러한 걱정을 하는 이유는 영화 [안시성]에서 이러한 문제가 보였기 때문이죠.

물론, 이 장면에서 대해서는 평가가 갈리지만, 기존에 봤던 왕의 카리스마보다는 조금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안시성]을 보면서 이 장면이 나올 때 조금 실망했습니다. 그래서, 티모시 살라메 또한 이런 카리스마에 대해서 걱정을 했는데….

와…. 괜한 걱정이었어요.

정말 대단한 배우의 탄생이라고 생각합니다. 20대의 배우들이 외모 때문에 관심을 받다가, 연기력 부족이나 변화로 금방 거품이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티모시 살라메는 확실히 다릅니다. 저는 이 영화가 티모시 살라메의 필모 중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영화가 넷플릭스 영화가 아니었다면, 더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고, 더 많은 영화제에서 활약할 수 있었을 것 같거든요.


결론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잘한 일은 티모시 살라메의 캐스팅이라고 봅니다. 영화의 모든 것이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극 중 할이라는 인물은 정말 다양한 감정이 교차하는 인물입니다. 그럼에도 어느 감정 하나 놓치지 않고 섬세하게 표현하는 그는 정말 대단한 배우라는 생각이 거듭 들게 만듭니다. 



무엇을 위하여 (스포일러 포함)


이전에 했던 영화의 이야기를 이어서 하겠습니다. 영화의 결말이 다다랐을 때도 영화가 그냥 이렇게 끝나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전쟁에서 이기고 프랑스를 그냥 먹어버리는 단순한 결말이 예상되었습니다. 그런데, 헨리 5세는 뜻밖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앞에 있던 이야기를 모두 뒤집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 모든 것은 그의 책사인 윌리엄의 계략이었습니다. 할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 인물입니다. 자신의 병사들이 희생하는 것이 싫어서 차라리 자신을 희생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런 인물이 프랑스와의 전쟁을 하기까지의 과정은 꽤 그럴싸하게 그려집니다. 프랑스의 왕자가 약간은 건들거리는 캐릭터로 등장하기 때문에 프랑스 왕자가 먼저 도발을 했다는 이야기를 꽤 설득력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모든 게 윌리엄의 계략이었던 것이죠.


이러한 비밀이 영화의 마지막 5분에 등장합니다. 이 순간부터 영화의 감상이 아예 바뀌었습니다. 그동안 할은 무엇을 위해서 싸운 것일까요? 그가 싸운 이유가 없어지는 순간입니다. 그 전쟁의 과정에서 많은 병사들을 잃고, 특히나 자신의 둘도 없는 친구인 존은 이 전쟁을 위해서 희생을 했습니다. 그리고 할 또한 그런 존의 희생에 슬퍼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는 것이죠.


이런 반전과 같은 결말을 영화는 극적으로 보여주지도 않습니다. 상당히 덤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영화들의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장점이 된 순간이었습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사실을 알게 해 준 것이 아군이 아니라 적군이었던 프랑스 공주라는 것이죠. 할은 자신에게 진심 어린 충고와 조언을 서슴지 않았던 존을 누군가의 계략에 의해 잃었기 때문에 쉽게 누군가를 신뢰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주에게 했던 말인 자신에게 진실만 말해달라는 부탁은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이죠.


이러한 결말은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그저 그런 중세를 배경으로 한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반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 점은 영화의 감상을 긍정적인 방향을 바꾸기에 충분했습니다. 헨리 5세는 그냥 허수아비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화의 초반을 생각해보면, 헨리 4세의 결정들도 다 그들의 계략이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한국 사극에서나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영국 사극에서 보게 되니 조금 색다르게 느껴집니다. 



정리하자면


무엇보다 이 영화의 장점은 영화 후반에 등장하는 전쟁 장면일 것입니다. 특별한 기교 없이 보여주는 모습이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고, 긴장감을 조성하는 음악이 없어도 그들에게 동화되어 있기 때문에 충분히 긴장감 있는 장면이었고, 상당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전쟁 장면에 대한 표현도 멋있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진흙탕 싸움과 같이 처절하게 싸우는 모습으로 그려진 점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전쟁 장면만이 아니라 영화에 등장하는 격투 장면도 비슷하게 그려져서 상당히 사실적인 표현이 들어갔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영화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티모시 살라메는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외모에서 풍기는 분위기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 매력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입니다.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 영화를 보러 간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좋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더 킹 : 헨리 5세]는 현재 메가박스와 일부 독립 극장에서만 상영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11월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고 하는데, 넷플릭스 공개가 되면 한 번 더 찾아보고 싶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82년생 김지영] 추가 코멘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