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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Oct 30. 2019

지키고 싶은 아이들, 지켜주지 못한 어른들

영화 [날씨의 아이] 리뷰

영화의 제목만으로 관심을 끈다는 것은 상당히 좋은 일입니다. 그렇다고 영화의 내용과 전혀 맞지 않은 제목이라면 그 의미가 퇴색할 것입니다. 저는 이 영화의 제목이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제목만으로도 예쁘다는 생각이 들고, 영화의 내용으로 비춰보아도 상당히 직관적인 제목입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는 제목부터 예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초속 5센티미터], [별을 쫓는 아이], [언어의 정원], [너의 이름은.] 등 이름만 들어도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궁금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제목이 나올 수 있는 이유는 그가 만드는 이야기에는 독특하면서도 사람들을 궁금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감독의 영화


영화 내내 [너의 이름은.]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 영화는 감독의 전작인 [너의 이름은.]과 상당히 많은 부분이 닮아 있습니다. 아이가 주인공이라는 점과 주인공이 미스터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 그 미스터리가 전설로 내려오는 이야기라는 것 등 많은 부분이 비슷합니다. 이러한 부분은 보는 관객들에게 두 가지 시선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먼저, 제가 느꼈던 것처럼 감독의 개성을 확인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창작자는 자신만의 스타일이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창작자의 팬들은 그가 만들어내는 일관성 있는 개성을 좋아할 것입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개성이라고 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일 것입니다. 특히나 빛에 대한 묘사가 상당히 탁월합니다.

영상이나 그림과 같이 시각적인 요소에서는 빛에 대한 설정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전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으로 유성이 떨어지는 장면을 이야기하는 분이 많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햇빛이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등장합니다. 영화 내내 비가 오는 장면들이 많기 때문에 물에 대한 표현과 그 물에 반사된 빛 그리고 구름 사이로 햇빛이 비치는 등의 다양한 햇빛들이 등장합니다. 이러한 햇빛의 묘사는 상당히 아름답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일본 시내의 사실적인 묘사 또한 장점입니다. 일본 사람은 아니지만, 과거 일본 여행이나 드라마 및 영화를 통해 느꼈던 시내의 모습을 상당히 사실적으로 그려낸 영화입니다. 실사 같은 작화가 아니라 실제 있는 요소의 애니화를 잘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되는 반응으로는 저와 함께 영화를 봤던 친구가 느꼈던 것처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조금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일 것입니다. 제가 느끼기에도 [너의 이름은.]과 이야기 구조나 인물의 표현이 상당 부분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전설로 내려오는 이야기가 영화의 주된 이야기라는 것과 주변 상황에 대한 표현 등에서 상당 부분 많이 닮아 있기 때문에 비슷한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에 새로운 것을 기대하고 관람하시는 분들에게는 조금 실망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애매한 아이


전작과는 다르게 [날씨의 아이]는 관람 후 명확한 감상이 남는 영화는 아닙니다. 이 영화에는 상당히 많은 부분의 의미가 조금은 흐릿하게 등장하기 때문이죠. 영화의 주된 소재인 비와 홍수 그리고 총, 가십의 이야기, 가출 청소년의 이야기 등 이 영화에는 일본의 현실을 상징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등장합니다.


무엇보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궁금하면서도 의문이 들었던 점은 주인공인 호다카가 가출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자세히 묘사를 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그의 부모님조차 영화에 한 번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히나의 부모님에 대한 묘사도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죠. 두 주인공이 모두 미성년자라는 점과 함께 사는 보호자가 없다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표현을 한다는 것은 이 영화가 이들이 가출한 원인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그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에 더 집중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이 인물들은 부모님과 따로 사는 인물들이며, 이들이 도쿄라는 도시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는지가 중요해지는 것이죠. 


청소년 신분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호다카는 히나의 날씨를 바꾸는 능력을 통해서 날씨를 바꾸는 사업을 시작합니다. 그를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맑은 날씨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날씨로 인해서 사람들의 기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날씨에 의해서 사람들의 기분은 크게 좌지우지됩니다. 햇빛의 영향으로 사람의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인데, 여기는 영화 리뷰 채널이니까 이 정도만 알고 가겠습니다.

이러한 설정은 아무리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도 상당히 비현실적인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 설정을 통해서 인물들은 돈을 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청소년 신분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었던 이들에게 나름의 일이 생긴 것이죠.


날씨를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 자체가 이 영화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반영하는 설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들을 현실로 가져와보겠습니다. 누군가가 돈을 받고, 맑은 날씨를 기원해준다고 합니다. 과연 이러한 제안에 금액을 지불할 사람이 있을까요? 만약 여기에 돈을 지불한 사람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사람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할 것 같나요? 정말 현실에서 저런 사람이 있다면, ‘순진하다’ 혹은 ‘바보 같다’라는 의견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날씨는 인간이 바꿀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음에도 그러한 것에 돈을 쓴다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가치가 없는 일입니다. 말 그대로 돈의 효율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이죠.

그러한 생각이 이 영화의 주제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순진함과 바보 같다는 것은 현실과는 동 떨어진 인물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영화는 이러한 생각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즉, 아이들의 순수함이라는 것이 영화의 가장 큰 메시지입니다. 그리고 그런 순수함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 날씨입니다.

극 중 몇몇 사람들이 속는 셈 치고 그들에게 의뢰를 맡깁니다. 그 이유는 그 사람들이 맑은 날씨에 대한 간절함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반응도 별 시답지 않았고, 큰 변화를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들의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는 듯이 맑은 날씨를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이 몇 번씩이나 지속되었죠. 아이들이 가지는 순수한 마음과 그 의도에 대해서 사람들이 믿음을 가졌을 때, 날씨가 맑아진다는 구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이죠.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서 아이들의 순수함을 말하고 싶던 것입니다. 






현실의 아이


영화 속에서 크게 두 가지의 날씨가 존재한다는 것은 영화의 상황도 크게 두 가지 상황이 대비되어서 보인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맑은 날씨를 만드는 순수함에 대한 믿음과는 반대로 이들이 현실에 부딪힐 때, 발생하는 상황은 상당히 비관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을 대표하는 것이 권총의 등장입니다. 영화의 초반에 뉴스 화면을 통해서 총기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등장합니다. 일본 내에 불법 무기류에 대한 이야기죠. 사실 일본은 총기에 상당히 민감한 나라입니다. 영화 촬영을 위한 총기도 불법이기 때문에 일본 영화 [아이 엠 어 히어로]는 총기를 사용하는 장면을 찍기 위해서 한국에서 촬영이 이뤄졌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은 총기 사용에 민감한 자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영화는 왜 총을 소재로 삼았을까? 


미국의 사례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미국은 개인의 총기 소유가 가능한 나라입니다. 그러한 결정이 내려진 이유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최후의 방어 수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이 이 영화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영화 속 총은 아이들이 자신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인 것이죠. 총을 사용한다는 것은 상당히 큰 작용을 일으키는 일입니다. 소리가 커서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한 발로 인해서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위험한 무기입니다.

아이들이 그런 무기를 들게 되는 상황까지 만들어진 것은 아이들의 이야기와 생각을 무시한 어른들의 일방적인 태도로 볼 수 있습니다. 두 아이가 가출 청소년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그들이 왜 가출을 했고 무엇이 문제인지 영화는 알려줘야 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님이 안 계신다고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왜 영화는 아이들이 부모님과 같이 살지 않는 것에 대해서 설명하지 않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아무도 그들에게 물어보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죠. 단순 가출 청소년으로만 치부를 하고,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다. 


모든 일에는 원인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은 가출 청소년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들을 그냥 집으로 돌려보낸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분명 청소년이 혼자 살아가는 것이 어려운 일임에도, 그들이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것은 분명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영화는 그것에 관심이 없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현실의 어른들은 관심이 없는 것이죠. 그러한 것은 날씨와 총이라는 조금은 비현실적인 수단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죠.





자연의 순수함 (스포일러)


영화의 결말을 생각해보면, 조금은 극단적이라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영화 속 할머니의 대사로 표현되는 도쿄의 모습은 자연의 모습이었습니다. 도쿄는 원래 물에 잠겨있던 곳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러한 이야기가 조금은 의아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특히나 자연재해에 민감한 일본 사람들에게는 물에 잠긴 도쿄의 모습은 예민한 반응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도쿄가 물에 잠긴 모습을 영화는 원래의 모습, 자연의 모습으로 돌아갔다는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순수함이라는 것과 동일 선상에 두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도쿄가 가지고 있던 순수함을 그동안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서 개발하게 되면서 만들어진 도시가 도쿄가 되는 것입니다. 즉, 자연적인 상태를 거슬러서 만들어진 도시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이러한 이야기를 두 아이들에게 적용시켜볼 수 있습니다. 인간의 일생을 따져봤을 때, 가장 자연과 가까운 시기를 말하자면 유년기, 청소년기 일 것입니다. 아직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시기라서 아이들은 본능적인 생각에 조금 더 치우치게 됩니다. 그런 아이들을 자연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런 자연을 자신의 생각대로 발전시키려는 것이 영화 속 어른들의 태도였던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도쿄라는 아이를 본래 가지고 있던 특징을 무시한 채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도쿄라는 도시가 된 것이고, 그 도시를 만든 사람은 어른이라는 것입니다. 그 개체가 가지고 있던 순수함에 대한 것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이죠.

이러한 해석이 가능한 것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전작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가 보여준 여러 영화들에서는 자연적인 것이 배경이 되는 작품이 많습니다. [별의 목소리],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등으로 시작되는 많은 영화들을 보면, 대부분 자연의 요소가 주인공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가 주인공이라는 것입니다. 그의 영화에서 애초에 아이와 자연이 동일 시 되고 있었습니다. 그의 작품에서는 그런 자연과 아이들에 대한 예찬이 담겨있는 영화를 만들어 온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작이었던 [너의 이름은.]에서도 그렇습니다. 자연적인 현상에 의해서 많은 사람을 잃게 된 것이고, 그런 아픔을 극복할 수 있게 해 준 것도 청소년 주인공이 가지고 있던 믿음과 그 믿음에 보답하는 초자연적인 현상들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이 영화에서 아이들은 분명 경고를 하지만, 어른들은 그것을 믿지 않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해석이 가능하게 하는 한 가지 요소가 더 있습니다. 바로, 극 중 호다카가 가지고 다니는 책 [호밀밭의 파수꾼]이 그 근거가 됩니다. [호밀밭의 파수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설입니다. 이 소설의 내용은 한 청소년이 가출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소설입니다. 그리고 이 소설 또한 순수한 아이와 현실적인 어른들의 갈등을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그냥 지나가는 하나의 요소로 보일 수 있으나, 지속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은 이러한 책의 내용이 영화의 내용과 상당 부분 공유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정리하자면 


기존 영화들에서도 보여준 아름다운 작화를 이 영화에서도 이어집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름다운 장면들이 가득한 영화입니다. [너의 이름은.]에 이어서 OST에 참여하게 된 ‘레드윔프스’가 다시 한번 참여를 하여서, 경쾌하면서도 신나는 음악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 외에도 여러 이유 때문에 이 영화는 [너의 이름은.]과 비슷한 영화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그것이 감독의 개성이며, 보여주는 스토리에서는 어느 정도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작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감정적으로 생각하면, 전작인 [너의 이름은.]이 더 좋았습니다. 자연재해에 대한 이야기는 한국에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던 사안이며, 이야기도 상당히 직관적이고 감정적인 공감이 중요했기 때문에 스토리에 대한 이해가 없더라도 감정적으로 동화가 된다면 인상 깊은 영화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죠. 뿐만 아니라 대중적이지 않은 장르라고 생각한 관객들에게 일본 애니메이션의 매력을 새롭게 보여준 작품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전작과는 다르게 [날씨의 아이]는 서사가 조금 더 중요한 영화입니다. 그리고 그 서사 뒤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가 비교적 선명하지 않아서, 자칫하면 별 의미 없는 이야기로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작의 서사와 메시지의 조화를 좋아했던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실망을 안겨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메시지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가지고 있는 자연과 순수함에 대한 예찬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감독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 작품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전작보다 더 괜찮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추가 코멘트


아이들의 이야기를 믿어 주지 못하는 어른들로 인해서 영화는 이런저런 일들이 벌어집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호다가가 일하게 되는 잡지사도 비슷한 맥락을 보여주는 요소입니다. 유명 잡지사가 아닌 직원이라고 해봐야 3명 정도인 이 곳은 가십거리들을 취재하는 곳입니다. 이 곳의 소식은 사실에 가까운 소식보다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소식을 취재합니다. 날씨를 바꾸는 소녀에 대한 존재도 이 잡지사에게 딱 맞는 소식일 것입니다. 정확하게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것이죠.


어쩌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일본의 현실을 반영하는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제대로 된 보도가 아닌 가십에 치중한 보도를 하는 언론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관심 없는 어른들. 그리고 그들은 무작정 문제아 취급을 하는 그들의 위선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전작에 비해 대중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일본 애니에는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오프닝 시퀀스가 없습니다. 보통의 일본 애니는 신나는 록 음악과 함께 인트로 영상 같은 구성이 들어갑니다. 이는 [너의 이름은.]에서도 등장하는 모습이죠. 


그리고 흔히 말하는 오타쿠적인 요소들이 빠졌습니다. [너의 이름은.]에서는 이러한 요소가 꽤나 등장했었죠. 미츠하의 몸에 들어가게 된 타키가 가슴을 만지는 장면이나 농구를 하는 미츠하의 가슴이 강조되는 장면과 같은 장면은 [날씨의 아이]에서는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는 기존 일본 애니의 주 소비층인 남성팬을 겨냥한 모습으로 일본 애니에서는 이런 모습이 비교적 흔하게 등장했었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역시 그런 애니를 만들던 인물로 [너의 이름은.]이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방향성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조금 더 대중적인 방향을 선택한 것이죠. 저는 이러한 선택을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현재 일본의 영화 시장은 죽어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어렵습니다. 그런 와중에 여러 국가에서 많은 주목을 받는 감독의 새로운 작품의 등장은 일본 영화계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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