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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Nov 18. 2019

많은 것이 배가 된 두 번째

영화 [좀비 랜드 : 더블 탭] 리뷰

영화 [좀비랜드]는 기존 좀비 영화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대중적인 한국 사람들에게 좀비 영화로 기억에 남는 영화는 [나는 전설이다]나 [부산행]과 같이 좀비에게 쫓기는 사람의 모습을 그리고 있죠. 이것을 통해 공포라는 감정을 이끌어내어 스릴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좀비랜드]는 그것과는 다른 방향을 보여줍니다. 말 그대로 좀비로 세상이 망했지만, 그 안에서 적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설정이 매력적인 이유는 영화의 주인공들이 좀비를 공포의 대상이 아닌 그냥 걸림돌 더 과장하면, 놀잇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죠. 물론 영화의 어느 부분에는 좀비에게 당하는 모습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다른 좀비 영화들이 보여주는 만큼의 공포는 아니라는 것이죠.

예를 들어 좀비 랜드에서는 사람이 없는 상점을 마음대로 이용하거나, 물건들을 마구 깨부수는 장면들이 등장하면서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는 ‘세상에 나 혼자만 있다면’이라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재화의 가치가 무의미해진 세상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은 좀비라는 장르를 가진 판타지 영화 같은 느낌을 줍니다. 이러한 점이 [좀비 랜드]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이 영화를 모두에게 권하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좀비라는 설정과 동반되는 잔인함이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미국식 유머입니다. 코미디 영화야 말로 관객들의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장르죠. 저마다 웃음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코미디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도 다른 나라의 코미디 모두 공감하면서 웃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미국 코미디는 한국 관객이 받아들이기에는 조금 쌔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혹시나 이 두 가지 때문에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저는 도전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좀비 랜드]가 가지는 두 가지 단점 때문에 이 영화의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영화는 코믹함보다는 통쾌함이 강하고, 잔인함보다는 병맛이 더 강하기 때문이죠. 적어도 이 영화를 보면, 사람들이 이러한 영화를 왜 좋아하시는지에 대해서는 공감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전작 이후 10년이 지났음에도 전작의 감독과 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한다는 것은 더 발전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합니다. 그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배우들만 성장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영화를 연출한 ‘루벤 플레셔’ 감독은 [베놈]이라는 영화를 찍었고, 각본을 쓴 ‘폴 워닉’과 ‘렛 리즈’가 [데드풀] 시리즈를 만들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좀비랜드]라는 영화는 이들에게 시작이 되었던 것이죠. 각본가의 필모를 들어보면 이 영화가 [데드풀]과 비슷한 영화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사실 영화만 두고 살펴보면, 잔인함을 보여주는 방식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감독 또한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베놈]의 15세 판정은 더더욱 아쉽네요. 

한 가지 놀라운 것은 이 영화가 15세 이용가라는 것입니다….. 참고로 전작은 청불이었습니다.


각본가의 전작을 살펴봐도 영화는 잔인하지만, 잔인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보여주죠. 참고로 이 영화의 촬영 감독은 [올드 보이], [신세계], [아가씨] 등을 촬영한 정정훈 촬영감독이 촬영을 맡았습니다. 제작진만으로도 기대되지 않으신가요?



영화의 부제목이 되는 더블 탭은 전작을 보신 분이라면 잘 아실 것입니다. 바로 콜럼버스의 생존 수칙 두 번째, 확인 사실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이 영화의 부 제목으로 이 단어를 선택한 것은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블이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두 번째라는 의미와 더불어 영화적 요소들이 확인사살을 필요하기 때문이죠. 전작에서도 등장하지만,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안심했다가 역습을 당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 확실하게 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그리고 저는 영화 전체적으로 두배로 업그레이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영화사 인트로 영상부터 빵빵 터지고 시작할 것입니다. 저도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등장해서 조금 놀랐는데, 초반부터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사실적인 묘사입니다. 사실 이 부분은 호불호가 조금 갈릴 수 있는 부분인데, 영화의 초반 좀비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등장하는 좀비들의 묘사를 보면, 사람을 먹는 과정에서 혈관을 물어뜯거나, 혀가 뜯기는 등의 표현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는 영화의 초반에만 등장하는 장면이라고 하고 싶은데…. 중간에 머리를 발로 쌔게 밟는 장면도 나옵니다. 물론 이러한 장면들은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컷이고, 지속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잔인함 때문에 망설이는 분도 있을 것이지만, 아마 [좀비랜드]를 보는 분들은 이것을 기대하고 보는 분들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혹시 아무것도 모르고 보신다면 조금 다르게 받아 들 일수도 있겠네요.


더 다양한 인물과 많은 좀비들이 등장합니다. 좀비들 또한 더욱 발전했다는 설정과 동시에 더 많은 생존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작에 비해 서사의 비중이 조금 더 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작에서는 이들의 만남과 친해지는 과정을 통해서 가족의 탄생을 보여줬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합니다. 그 중심에는 리틀록이 있습니다. 성장한 그녀와 탤러해시의 모습은 마치 사춘기 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각본가의 전작인 [데드풀]에서 가족의 의미를 보여준 것처럼 [좀비랜드 :  더블 탭] 또한 가족영화라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더 다양한 무기들의 등장과 다양한 로맨스까지 전편에 등장했던 대부분의 것들이 더 많은 수로 찾아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유머는 더욱 좋아졌습니다. 동물 보호 단체를 이야기하는 모피에 대한 이야기나 채식 주의자 그리고 히피가 언급되는 장면들의 이야기는 미국 사회의 현실이 반영되어 있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확실히 전작보다 업그레이드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보는 내내 웃으면서 영화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전작을 모르시는 분이라면 이 영화가 그리 재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빌 머레이에 대한 언급이 등장하는데, 전작을 안 본 분이라면 이 분이 왜 언급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심지어 쿠키 영상에도 등장합니다. 되도록이면 전작을 보고 관람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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