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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Oct 21. 2018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지나고 나니, 빛나던 시절이더라

당신의 황금시대는 언제인가요?

이 영화는 나에게 이렇게 질문하는 것 같다좋았던 시절이라고 생각하고그 때로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하지만누군가에게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이 가장 좋은 시절일 수도 있는 것이었다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는 꿈같은 판타지를 보여주고 있다그리고 그것이 판타지만은 아닐 수 있다는 것도 함께 말하고 있다.

 

 

이 영화 속 주인공인 길은 1920년대를 동경하는 소설가다파리를 사랑하고예술적으로 풍성했던 1920년대를 좋아한다한국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IMF 외환위기 극복 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 같았던 시기가 있었다월드컵 4강에 진출하고남북정상회담도 하게 되면서 동시에 경제적으로도 성장을 이뤘다하지만개인적인 기억에는 그때가 마냥 좋았던 시기를 아니라고 생각한다지나고 보니 그때가 좋았던 것이다.

우리가 학창시절을 추억하면서그때가 좋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다자세히 생각해보면학창시절 우리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공부하기는 싫고자유롭게 살아가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어 했다어른이 된 지름은 어른이라고 자유롭지만은 않고그 자유라는 것이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알고책임이라는 것이 무거운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우리가 자세한 내막을 몰랐기에 가졌던 막연한 기대였다.

 몰랐기에 아름다웠던 그 시기를 이 영화 속에서 길은 체험하고 있다비 오는 파리를 좋아하는 길은 1920년대 다양한 예술이 꽃피웠던 시절을 좋아한다그리고 그가 1920년대로 돌아가게 될 때그것을 판타지처럼 표현했다처음에는 그럴 것이다그 시절을 사랑하기 때문에두려울 것이 없었던 것이다하지만그들은 오히려 1890년대를 그리워하고 있다그렇게 우연히 돌아가게 된 1890년대에서는 르네상스 시대를 그리워한다생각해보면 지금 이 시간도 지나고 하면 누군가에게는 황금 같던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영화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위해서는 알아야 될 사실들이 꾀 있는 편이다. 1920년대 역사상을 이해를 어느 정도 하고 있어야 이 영화가 완벽하게 이해가 된다물론그 역사상의 영화의 주된 이야기는 아니다길이라는 인물이 자신이 원하던시대에 살면서 겪는 일에 대한 이야기가 더 크다그리고 현실에 돌아왔을 때과거의 좋은 기억만 가지고 현실을 마음에 들지 않는 것으로 말하는 것도 그렇다하지만현실과 과거는 다를 것이 없다달라진 것은 같이 있는 사람뿐이다결국사람의 문제는 아니었을지 모르겠다.

자신과 약혼한 이네즈는 자신을 무시하기만 한다현학적인 사람이라고 표현한 폴이 이 영화에서 길과 반대되는 역할을 보여준다현실에 사람들은 길을 무시하는 사람뿐이다길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가치관에 대해 공감해주는 사람이 없다. 1920년대에는 그런 그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물론여기서는 길의 태도도 변화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헤밍웨이를 보면서 그에게 엄청난 팬이라고 찬사를 보낸다자신을 보며칭찬을 해주는 사람에게 무엇이라도 하나 더 해주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 아니겠는가현실에서 길은 어떤 사람에게도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그저 잘난척하는 폴이 싫었던 것이고그런 폴의 편만 들어주는 이네즈가 못마땅 한 것이다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자신과 비슷한 정서를 가지고 있는 1920년대 사람들이 길에게는 따듯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자신의 정서와 맞지도 않고설명해줘도 이해하지 않으려는 현실세계의 사람들에게 자신이 쓴 글을 보여줘 봐야 별 의미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자신이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계기가 되는 1920년대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 설명하지 않아도 그들은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결론적으로 그 시대가 좋은 것은 그 시대의 분위기그 시대의 사람이 좋았던 것이었다그리고 현실에서 그 시대를 이해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그 시대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굳이 1920년대로 돌아가지 않더라도자신과 맞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 순간이 자신의 황금시대가 되는 것이었다.

 

4 / 5  지나고 나니 빛나던 시절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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