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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Dec 12. 2019

연말의 의미를 담은 무늬만 멜로

영화 [라스트 크리스마스] 리뷰

영화의 포스터만 보면 연말에 넷플릭스를 통해서 볼 것 같은 영화처럼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유니버셜 스튜디오’라는 메이저 배급사를 통해서 극장 개봉을 할 수 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영화를 연출한 사람이 ‘폴 페이그’ 감독이라는 점과 주연 배우가 에밀리아 클라크라는 점이죠. 저는 압도적으로 두 번째 이유가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배급사 입장에서는 전자에 비중을 둘 수 있을 것입니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설명드리자면, 폴 페이그 감독은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코미디 감독이자 페미니즘 감독입니다. 영화 [스파이]부터 시작해서, [고스트 버스터즈], [부탁 하나만 들어줘], 이번 [라스트 크리스마스]까지 여성 중심의 서사를 보여주는 영화들이죠. 그런 영향인지 이번 영화에도 페미니즘에 대한 언급이 존재합니다. 그 외에도 곳곳에서 기존의 관습들을 뒤집는 장면들이 존재하죠. 예컨대, 케이트와 톰이 좁은 통로를 지나는 과정에서 톰이 케이트에게 도움의 손을 내밀지만, 케이트는 필요 없다는 이야기를 하죠. 이 외에도 감독의 성향을 생각하면서 보면 눈에 띄는 지점들이 존재합니다. 그렇다고 영화가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지 안심하셔도 됩니다. 


두 번째 이유는 제가 이 영화를 객관적으로 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실 객관적으로 본 영화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그녀를 기억하는 대부분의 관객분들은 [왕좌의 게임]에서 등장한 그녀의 모습을 기억하시거나, 저처럼 [미 비포 유]를 통해서 기억하실 겁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폴 페이그 감독은 [미 비포 유]의 루이자를 보고, 그녀를 캐스팅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에 카트리나도 등장합니다…) 그 정도로 루이자의 캐릭터가 [라스트 크리스마스]에서도 비슷하게 등장합니다. 

여담이지만, 그녀의 매력 중 하나가 글래머라는 것인데, 이것 때문에 작품에서 노출에 대한 압박이 많다고 합니다. [왕좌의 게임]에서 노출 장면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이것에 대해서도 격한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이슨 모모아가 그녀를 챙겨주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제이슨 모모아가 다시 한번 조명을 받기도 했습니다.


저는 폴 페이그 감독을 좋아하고, 에밀리아 클라크 배우를 좋아합니다. 거기에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서 닉 영을 연기한 헨리 골딩까지 등장하니, 영화의 정보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상당히 너그러운 마음으로 영화를 관람을 했지만, 기대를 충족시키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폴 페이그 감독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영화 [스파이]에서 보여준 모습이 상당히 좋았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에 등장한 [고스트 버스터즈] 또한 상당히 재미있게 봤습니다. 유쾌 발랄한 코미디가 저의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죠. 물론 이 영화도 유쾌하고 발랄합니다. 하지만, 주인공인 케이트만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분명 코믹한 요소도 자주 등장하지만 조금씩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 스포일러가 포함된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런 영화는 매년 개봉해왔습니다. 넷플릭스를 통해서 많은 영화를 접할 수 있고, 극장에서도 매년 행사처럼 개봉하고 있죠. 심지어 [러브 액츄얼리]나 [러브 레터]는 아직까지도 연말에 재개봉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제는 없으면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예전처럼 크리스마스의 분위기가 크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이런 영화를 통해서 연말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영화의 이유가 될 것입니다. 그런 분위기를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영화는 그 분위기를 충분히 잘 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 말고는 그다지 매력적인 영화는 아닙니다. 멜로 장르의 관점에서 봐도, 이 영화가 멜로 영화인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하는 부분이 존재하고 있으며, 중반부 이후 인물들이 성장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에는 초반의 동력이 조금 사라진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물론, 이는 영화의 결말을 통해서 많은 부분 해소가 될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에 대한 힌트가 영화 내내 등장하는 위를 보라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는 영화의 결말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위를 올려다보는 일이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런 것을 생각해봤을 때, 위를 보라는 것은 평소에 보지 못한 것을 살펴보라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영화의 결말이 이와 관련이 되어 있기 때문에 결말을 알고 생각해보면, 의미가 있는 말이죠.



지금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될 예정입니다. 원치 않으신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영화를 본 관객분들 누구나 이 영화의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을 하실 것입니다. 그도 그런 것이 ‘Last christmas’라는 노래의 가사 의미를 생각하고 부르는 분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한국 관객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지요. 영화의 시작이 아마 이 노래일 것으로 추측해봅니다. 말 그대로 자신의 마음을 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결과적으로 톰은 죽은 인물이며, 케이트에게 심장 이식을 해준 사람이지요. 이는 ‘Last chirstmas’의 가사인 ‘I gave you my heart’를 그대로 해석했을 때, 설명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를 통해서 영화는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결말을 알고 영화를 다시 생각해보면, 영화가 멜로에 애매한 태도를 취한 이유를 알게 됩니다. 두 인물을 이어질 수 없는 인물이었죠. 그리고 케이트의 가족 또한 그녀를 정신병이라고 부르는 이유 및 여러 가지 의문점이 해결되긴 합니다. 하지만, 무언가 속 시원하다는 느낌은 아닙니다. 애초에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부분이 아닌 것에서 변화가 생기는 지점이라서 그런 것인지 반전이라는 관점에서는 크게 와 닿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에는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도움을 받은 사람을 잊지 않고 감사를 전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달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결말을 맞이하게 되죠. 이는 크리스마스라는 날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를 충분히 만들어줍니다. 



연말의 느낌을 만들어주는 영화라는 점에서는 기대를 충족시켜주지만, 멜로를 기대하고 영화를 보시는 분들에게는 조금 부족한 영화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영화의 결말을 통해서 모두 해소하고 있으며, 극장을 나설 때면 따듯해진 마음을 가지고 극장을 나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과정에서 힘을 잃은 듯한 모습을 보인 점은 아쉽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에밀리아 클라크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더불어 헨리 골딩이 상당히 매력적인 배우라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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