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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Dec 31. 2019

영화보단 차라리 실황을...

영화 [캣츠] 리뷰

개봉 전부터 많은 이슈가 있었던 [캣츠]이지만, 막상 개봉을 하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다른 영화 유튜버 분들이나 관객분들과 저의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캣츠]가 문제작이 된 것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우선 이 리뷰에서는 고양이들의 표현에 대한 내용이나, CG 등의 문제는 지적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지적한 사항이며, 그 사항에 저도 동의하는 편이거니와 그것 말고도 할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죠. 





뮤지컬 [캣츠]

영화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뮤지컬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려고 합니다. 뮤지컬 [캣츠]는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힌다고 하는데, 사실 이 4대 뮤지컬이라는 타이틀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흥행한 ‘빅 4’라는 해석의 오류에서 시작된 말이죠. 그렇기에 이 4대 뮤지컬이라는 타이들에 해당된다고 작품성이 뛰어나거나 특출 나게 재미있는 뮤지컬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단지 많은 사람이 본 뮤지컬이라고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즉, 여러분의 기대보다 뮤지컬 [캣츠] 자체가 상당히 재미있고, 무언가 대단한 작품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전에 영화화가 되었던 [레미제라블]은 많은 관객분들에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것들이 뮤지컬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레미제라블]의 장점이자 단점이 원작 뮤지컬을 그대로 옮겨왔다는 것입니다. 이미 원작 뮤지컬을 접한 후에 영화를 본 터라 그리 흥미롭지 못했습니다. 

뮤지컬은 스토리, 연기, 음악, 퍼포먼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중에서 영화로 표현되었을 때 장점이 되는 부분은 스토리가 연기입니다. 매체 연기와 무대 연기에는 차이가 있기에 이는 취향 문제로 보더라도, 스토리에서는 영화가 훨씬 수월합니다. 대사 전달도 쉽고, 인물의 표정이나 상황을 더 디테일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영화를 보면서 스토리를 더 디테일하게 알 수 있었던 점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앙상블과 함께 하는 퍼포먼스의 웅장함을 느끼기는 어려웠죠. 그럼에도 영화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로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뮤지컬 [캣츠]를 재미있게 본 사람은 아닙니다. 2018년 1월에 오리지널 팀이 내한했을 때, [캣츠]를 처음 접했는데 당시에도 그리 흥미롭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송쓰루’ 뮤지컬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취향 문제도 있지만, 스토리가 없다싶이하는 작품이라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에만 만족하여야 하는 작품이었죠.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의 뮤지컬 [캣츠]를 본 이유는 배우들과 앙상블들의 몸짓을 보기 위함입니다. 뮤지컬을 보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배우들의 움직임이 진짜 고양이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극 중간과 인터미션 시간에 고양이 분장을 한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일부 좌석 및 관객들만 누릴 수 있는 것이지만 그렇기에 해당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젤리클 석’이라는 것이 존재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뮤지컬에 대한 이야기는 이쯤으로 하고, 지금부터 영화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캣츠]

저는 [캣츠]가 영화화된다고 했을 때,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많은 분들이 영화 [레미제라블]을 좋아했던 이유는 해당 콘텐츠가 가지고 있던 스토리와 노래, 연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중에서 연기를 제외하면, 기존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가지고 있던 것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즉, 원작 자체가 영화화를 해도 괜찮은 작품이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캣츠]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캣츠]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는 고양이들이 자신의 소개를 하며 보여주는 노래와 퍼포먼스가 중심이 되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영화에서 이것을 보여주려고 했다면, 뮤지컬에서는 할 수 없는 무언가를 보여주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분장에 대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배우가 분장을 하는 것이 아닌, 애니메이션 기술을 통해서 진짜 고양이들이 [캣츠]의 내용처럼 움직였다면 어땠을까요?

배우들이 고양이의 행동 묘사 및 노래와 함께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려고 했다고 하기에도 연출 방식이 그것을 돋보이게 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뮤지컬을 통해 보는 퍼포먼스는 배우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에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 것이 영화화가 된다면 영화만의 장점을 살렸어야 합니다. 더 다양한 배경을 통해서 관심을 유도하던가, 진짜 고양이 같은 모습들을 보였어야 합니다. 하지만, 영화 속 고양이들은 누가 봐도 고양이 분장을 한 사람이죠. 그렇다면, 굳이 영화로 만들 이유가 있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뮤지컬을 영상화하는 정도로 밖에 안 보입니다.

영화 [레미제라블]에서는 다양한 장소와 시간의 경과를 통해서 뮤지컬에서 느끼지 못하는 점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은 [캣츠]보다 나은 면이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애초에 기획부터 잘못된 영화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뮤지컬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영화가 살리지 못해서, 영화를 본 관객분들이 원작에 대해 관심이 떨어지는 결과가 나오게 될 것 같습니다. 




아쉬움이 많다


원작 뮤지컬을 관람을 했던 사람에 입장에서 영화는 많은 것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는 럼 텀 터거를 가장 좋아하는데, 영화에서는 그 매력이 발산되지 못합니다. 럼 텀 터거는 상당히 매력적인 수컷 고양이로 암컷 고양이들을 몰고 다니는 그런 고양이입니다. 그렇기에 뮤지컬에서도 남성적인 매력이 강조된 분장과 목소리를 가지고 있죠. 영화에서 럼 텀 터커로 등장한 배우의 목소리를 상대적으로 톤이 높습니다. 영화도 이를 인지하고 있는지, 뜬금없이 중성화 수술에 대한 언급이 등장합니다. 


영화에서는 고양이들에 대한 소개가 지나가면 등장하지 않거나, 비중이 적어져 소개를 하는 의미가 없습니다. 뮤지컬에서는 지속적으로 무대에 등장하기 때문에 극의 후반으로 갈수록 각 고양이들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고, 다음 고양이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뮤지컬 속 넘버들을 표현하는 것에만 급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뮤지컬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 무대가 고정형이라서 배경이 다양하지 않다는 것이었는데, 영화는 그것을 해소해줍니다. 물론 그것들이 만족스럽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원작의 노래를 그대로 사용하였습니다. 마지막 엔딩 크레디트에 등장하는 음악은 뮤지컬 커튼콜에 등장하는 음악이기 때문에 [캣츠]의 음악을 모두 들을 수 있습니다. 영화를 위해서 추가된 곡이 있지만, 보면서 인지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렇게 뮤지컬의 음악을 즐기기에는 상당히 좋습니다. 다만, 그것이 노래보다는 음악의 비중이 크다는 것입니다. 


한 편으로는 영화화하는 방법 중에서 가장 이상적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뮤지컬을 단순 영화화를 하기에는 실황 중계와 크게 다를 것이 없기에 영화와 뮤지컬의 형태를 잘 섞어서 영화의 장점인 공간에 대한 장점을 잘 활용하려고 했던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한 편으로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25주년 특별 공연 실황을 극장에서 개봉했던 것처럼 [캣츠]의 무대 실황을 보여주는 것이 나은 선택이 되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는 것은 영화 [캣츠]가 아니라 뮤지컬 [캣츠]에 대한 부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라는 기대를 가지고 보는 뮤지컬 [캣츠]는 상당히 흥미롭지 않은 콘텐츠이기 때문이죠. 영화가 가지고 있어야 할 스토리와 인물의 감정이 거의 없습니다. 그냥 고양이들이 자신을 소개하고, 고양이를 표현하는 고양이들이 관람 포인트가 되는 콘텐츠인데, 이것을 무대에서는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무대 위의 배우들이 움직이는 동선과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게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영화에서 그것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영화적 연출이 개입되면서, 극 무대의 장점이 상쇄되기 때문이죠. 감독의 전작인 [레미제라블]은 [캣츠]에 비해 동선이 중요한 영화가 아니었고, 애초에 스토리가 중심이 되는 소설을 원작으로 하였거니와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흥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캣츠]는 몇 명의 배우가 주축이 되는 것이 아니라 조화가 중요한 작품입니다. 즉, 앙상블의 비중이 높은 중요한 [캣츠]와 낮은 [레미제라블]의 차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결론적으로 원작의 특징 상 영화화되기 어려운 작품이었고, 그럼에도 영화화를 한다면 무언가 차별점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문제점이 될 수 있다는 점들이 고스란히 드러나서 더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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