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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Feb 16. 2020

소닉을 안다면 재미있겠지만

영화 [수퍼 소닉] 리뷰

1991년 세가 게임즈를 통해서 처음 등장했던 소닉. 아마 이 게임을 안 해보신 분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사양에서 구동이 가능하고, 조작도 간편하기에 학창 시절 컴퓨터 실습 시간에 선생님 몰래 하던 게임으로 피카추 배구와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것들이 다 불법이었죠. 

이런 식으로 아마 90년대를 살아온 분들에게 소닉은 추억의 게임으로 자리 잡았을 것입니다. 영화도 그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는 저와 비슷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보신다면 좋아할 요소들이 많습니다. 과거 게임에서 자주 봤던 360도를 돌 수 있는 트랙이나 링의 존재 그리고 소닉 특유의 빨간색 신발까지 게임에 있던 것을 최대한 재현하려고 노력한 모습을 보입니다. 무엇보다 악당으로 등장하는 로보트닉조차 소닉에 등장하는 에그맨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니 말이죠. 

로보트닉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가자면, 이 인물은 짐 캐리가 아니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당히 짐 캐리 연기의 비중이 큰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자칫하면 상당히 오버스럽고, 과장된 캐릭터로 보이기 십상인데 그런 캐릭터를 짐 캐리는 어색하지 않게 보여줍니다.

주인공인 소닉 또한 상당히 말이 많은 캐릭터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이는 소닉의 배경과도 연관성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성격이 소닉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방법 중 하나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약간은 방정맞은 캐릭터로 설정하여, 한 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따르게 움직이는 캐릭터로 승화하여서 캐릭터의 특징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점들도 소닉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들이라면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명탐정 피카추]와 같이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액션과 소닉이 달리는 장면들에 대한 표현은 상당히 좋았지만, 속도감을 표현하는 것에는 조금 아쉽게 느껴집니다. 빠른 속도로 인해 소닉에게는 시간이 멈춘 것처럼 묘사가 되는 장면들은 소닉의 능력이 속도가 아니라 시간 정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러한 장면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이러한 장면이 여러 번 반복되어서 속도감보다는 볼거리와 소닉의 장난스러움을 강조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소닉의 장난스러운 캐릭터를 반영하듯 영화에는 여러 개그들이 등장합니다. 몇몇 리뷰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유머에 너그러운 편이라서 영화를 보면서 잔잔한 웃음을 띄면서 영화를 봤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취향의 차이일 수도 있지만, 미국 특유의 말장난을 좋아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큰 감흥을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쿠키 영상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엔딩 크레디트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등장했던 것 같은데, 후속작에 대한 암시를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영상은 마치 마블의 쿠키 영상을 보는 것처럼 반갑기도 하면서,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도 충분했습니다. 이 또한 소닉 게임을 해보지 않았거나, 캐릭터 소닉만 알고 계신 분이라면 이런 감정에 공감하지 못할 것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쉽게 느껴졌던 것을 마지막 쿠키 영상을 통해 해소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전체이용가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아이들과 관람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요즘 아이들이 소닉에 대해서 아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은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관람했던 상영관에 초등학생 4~5학년으로 보이는 남자아이 3명이 있었는데, 웃으면서 잘 보는 것 같았습니다. 적어도 영화를 보는 동안 지루하게 느끼지는 않은 것 같네요. 



소닉에 대한 추억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명탐정 피카추]에서 느꼈던 것처럼, 영화를 보는 동안은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소닉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들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모르겠습니다. 상영관 자체가 소수로 배정된 것에 의문을 품었는데, 영화를 보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저처럼 이 영화에 기대를 가지고 보려고 마음을 먹은 분들이 볼 수 있을 정도로만 배정이 되었는데, 다르게 말하면 크게 대중적인 인기를 끌 수 있는 영화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한동안 게임을 영화화한 작품들에 크게 만족하지 못했는데, 이번 영화는 나름 만족하며 보아서 좋았습니다. 덕분에 소닉 게임을 다시 한번 해보게 되는 계기가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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