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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May 04. 2020

서사없는 뮤직비디오

영화 [트롤 : 월드투어] 리뷰

영화 [트롤 : 월드 투어]는 전작인 [트롤]의 후속작입니다. 전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디즈니, 픽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드림웍스에서 제작된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드림웍스는 저의 취향과는 거리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 작품이었던 [트롤]이나 [보스 베이비], [쿵푸팬더] 모두 인상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아마 이는 픽사처럼 보편적인 이야기보다는 캐릭터에 집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 그러지 않아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트롤 : 월드투어] 또한 그 특징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전작인 [트롤]이 인상적이지 않았던 이유는 영화가 말하려는 메시지가 저에게는 와 닿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영화가 만들어진 목적은 음악을 듣고 즐기는 것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마저 저에게는 인상적이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진 일루미네이션의 [씽]이라는 애니메이션은 흥미롭게 봤습니다. 무엇보다 이들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에 같이 몸을 흔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트롤에서는 그런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음악적 취향에서 오는 차이일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음악이 함께하는 장면에서의 임팩트가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씽]의 스토리를 살펴보면, 각자 사연이 있는 동물들이 자신의 꿈이었던 노래를 다시 한번 도전한다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며, 최종적으로는 이들이 쇼를 펼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기에 극 중에서 쇼가 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며, 관객들 또한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트롤 : 월드투어]에서는 스토리와 음악이 조금 따로 논다는 생각이 듭니다. 음악이 자연스럽게 개입이 되는 느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는 영화의 설정에서부터 오는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극 중 음악은 이들에게 상당히 중요한 수단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그것이 관객들에게는 크게 공감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이들에게 음악이 왜 중요한 지에 대해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빈약한 서사를 커버하기 위해서 더욱 음악에 집중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이는 뮤직비디오 몇 편을 보고 나온 듯한 감상입니다. 


만약 [트롤]을 뮤지컬 영화로 기획하고 만들었다면 완전 실패를 했다고 하고 싶습니다. 영화는 음악을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사용하거나 오리지널 사운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유명한 음악을 넣어서 흥미를 유발하는 수준밖에 안 된다는 것이죠. 반대로 영화가 유명한 음악들을 극장에서 들으며, 흥을 느껴보자는 취지로 만들었다면 그 목적에 부합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추가로 이 영화에는 미국적인 가치관이 상당히 많이 투영되어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편에서도 등장했지만 무지개 컬러를 사용하여서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도 그 메시지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음악의 장르에 따라서 다른 곳에서 산다는 것이 미국의 자치 시스템과 비슷하다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이라는 국가가 연방제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더 쉬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가 다양성과 자유, 개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귀에 박히도록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현재 미국의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메리칸 퍼스트’를 외치며, 정통성과 미국의 우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영화는 마치 민족주의와 자유주의의 싸움을 그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해석은 자유입니다. 



전체적으로 미국의 정서가 많이 담겨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적인 부분에서는 빈약한 서사와 그것을 커버하기 위한 음악과 춤들이 크게 와 닿지 못했습니다. 이는 음악 자체가 좋은 것이지 영화가 그 음악을 효과적으로 사용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저 음악에 무임승차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여서 조금 아쉽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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