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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Apr 29. 2020

서사보다는 소박한 감정선

영화 [저 산 너머] 리뷰

영화 [저 산 너머]는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다룬 영화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전에도 김수환 추기경에 대해서 다룬 영화는 존재했습니다. 안성기 배우가 나래이션에 참여했던 [바보야]와 [그 사람 추기경] 등이 있었죠. 하지만 [저 산 너머]가 이들 영화와 차별점을 가지는 것은 다큐멘터리가 아닌 극 영화라는 사실입니다. 영화는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다루며, 한국의 카톨릭 역사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종교를 가지지 않을뿐더러, 카톨릭과 개신교의 차이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저와 비슷한 견해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김수환 추기경에 대해서는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세히 알지는 못하더라도 그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고, 한국 종교계에서 가장 유명한 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제가 이 영화를 보기 전에 했던 기대는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 그가 카톨릭에 입문하게 된 과정이나 바티칸에 가게 된 이야기를 어느 정도 기대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의 기대와는 조금 다른 영화였습니다. 영화 자체가 가지고 있는 서사가 크지 않습니다. 우선 김수환 추기경의 이야기도 그리 비중있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영화는 1928년을 다루고 있습니다. 적어도 어린시절을 다루는 이야기라면 어느 정도의 생애 및 성장 과정이 등장하기를 바랬는데 전혀 등장하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임팩트 있는 이야기보다는 작은 감정선에 집중한 영화이기에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영화 자체가 아예 나쁘다고 하기에는 어렵습니다. 이는 저의 기대와 달랐던 것이지 종교 영화로 보면 그리 나쁜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비종교인이 종교 영화를 봤을 때 거부감이 느껴지는 부분 중 하나가 자화자찬입니다. 특정 종교가 좋다는 식의 이야기를 너무 하게 되면, 비종교인들이 봤을 때 큰 거부감이 듭니다. 그리고 이러한 점이 제가 종교 영화를 꺼리게 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아역 배우인 이경훈 배우의 발견은 영화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됩니다. 그가 보여주는 연기는 아이에게 느껴지는 어색함마저 연기로 승화한 듯한 느낌입니다. 아역 배우뿐 아니라 성인 배우들의 연기 또한 영화의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항나 배우의 경우 그 시대를 살아가는 엄마의 연기를 제대로 보여줍니다. 그녀의 연기가 영화에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외의 배우들은 큰 비중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조금 아쉽게 느껴집니다. 특히나 송창의, 이열음 배우가 오랜만에 나오는 영화라서 나름 기대를 하고 있었던 입장에서 아쉽게 느껴집니다. 


종교 영화가 가지고 있는 거부감은 전혀 없는 영화입니다. 종교의 색채가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는 해당 종교의 정체성에 대해서 설명하는 부분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크게 거슬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다룬다는 것에 기대를 하고 영화를 보신다면 실망을 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서사보다는 소소한 감정선이 주를 이루는 소소한 영화입니다. 때문에 서사 자체에 흥미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영화의 분위기가 조금 왔다갔다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웃을 수 있는 부분이 다소 느닷없이 들어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점은 아쉽게 느껴지지만, 종교 영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나쁘지 않은 영화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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