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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Jun 06. 2020

좋다 말았네...

영화 [침입자] 리뷰

2개월간의 개봉 연기 끝에 개봉하게 된 [침입자]는 2월 이후에 개봉하는 한국 상업 영화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저 또한 오랜만에 찾은 극장 상영관에는 이전보다 많은 관객들이 있어서 극장가가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예상을 해봅니다. 

영화의 이야기로 이어가자면, [침입자]는 나름의 기대를 가지고 있던 작품이었습니다. 영화 [악인전]을 시작으로 [변신], [블랙머니], [해치지않아] 등을 개봉시킨 에이스 메이커 무비웍스는 신생 배급사 치고는 꽤 공격적인 마케팅과 짧은 기간 내에 많은 작품을 제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성과 또한 [해치지않아]를 제외한 모든 영화들이 손익분기점을 넘기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곧이어 개봉하는 [사라진 시간] 또한 같은 회사의 작품이기 때문에 기대가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 기대를 하던 이유는 [침입자] 또한 기존 한국 영화와 조금 다른 듯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영화들 모두 작품성에서는 이견이 존재할 수 있지만, 영화의 소재에서 흥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죠. [변신]이나 [해치지않아]의 경우도 소재를 통해서 꽤 흥미를 끌었던 영화입니다. [침입자] 또한 집이라는 공간의 특징을 이용한 스릴을 형성한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가장 편안한 공간이 되어야 하는 곳에서 발생하는 미스터리가 인물을 불안하게 만들기에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초반에 보여준 스릴과 미스터리를 형성하는 과정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인물들의 배경 설명과 현재 상황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막히는 부분 없이 진행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송지효 배우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미스터리함과 약간의 섬뜩함이 영화의 분위기를 잘 살려주고 있죠. 그리고 김무열 배우 또한 예민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잘 표현하여서 서진이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날카로움을 잘 보여주고 있죠. 물론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연기는 예수정 배우의 연기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영화를 보시면 공감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후반으로 갈수록 이전 영화들이 가지고 있던 단점도 비슷하게 보였습니다.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영화 [기억의 밤]이 떠올랐습니다. 분명 영화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사건에 대한 미스터리가 분명하게 생기고, 두 사람이 주고받는 진실공방에서도 재미가 느껴졌습니다. 그렇기에 결말에 대한 기대를 더욱 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영화는 그 기대만큼의 결말을 만들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를 보여주는 과정도 그리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물론, 미스터리를 기반으로 하는 영화가 미스터리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지루함과 힘이 빠지는 것은 어느 정도 감안할 수 있습니다. 미스터리를 해소하면서도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그렇기에 그것을 해낸 영화는 칭찬을 받는 것입니다. 그것이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영화는 결말부의 사건을 클라이막스의 사건이 마무리되기 전에 비슷한 임팩트를 가진 사건을 더 배치하여 영화를 다 본 뒤의 감상이 재미있게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죠. 결국 영화의 마지막 감상이 영화의 전체 감상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이후부터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결말에 대한 정확한 언급이니 이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영화의 비밀인 이단이라는 소재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스릴러로 푼다면 그것 또한 공포의 요소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고, 영화의 주요 소재인 집이라는 공간도 편안함, 기댈 곳이라는 의미로 해석해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다 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 비밀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나오는 서진의 정신적 질환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서진의 망상일 수도 있겠다는 예상을 하게 만들죠.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때 흥미롭지 않게 느껴진 이유는 결말에서의 임팩트입니다. 영화의 결말에는 앞서 보여준 만큼은 아니어도 어느 정도의 재미를 끌고 갈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서진의 딸인 예나가 이미 재물로 바쳐지고 있는 상황에 서진이 발견하여 많은 교인들과 다툼을 하게 되는 과정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초반부터 강조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를 하고 있죠. 이미 여러 번 강조가 되었기 때문에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나 싶습니다. 


결론적으로 영화의 초반에 보여준 미스터리와 스릴을 뛰어넘는 진실과 결과는 없었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족들을 현혹시킨 것이 종교가 아닌 약물이라는 점도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였습니다. 굳이 약물을 쓰지 않았더라도 가족들이 유진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기에 어느 정도 현혹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사이비 종교에 대한 믿음으로 이어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여러 사회적 이야기들을 담아내려고 했던 욕심이 있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스릴러는 스릴이 있어야 하는 영화이니 스릴로 끝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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