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따따시 Jun 14. 2020

아! 한국영화였지...

영화 [결백] 리뷰

관람 전 : 그래도 재밌을 것 같은데?

관람 중 : 오? 생각보다 괜찮은데? 

관람 후 : 아 맞다. 한국 영화였지


영화 [결백]은 앞서 개봉한 [침입자]와 더불어 현 시국과 관련하여 개봉이 미뤄진 영화입니다. 소니 픽처스 코리아가 처음으로 투자, 배급하는 한국 영화이기 때문에 나름 관심을 받던 작품이라는 점과 개인적으로는 신혜선 배우의 연기를 인상적으로 보았기 때문에 기대를 하던 영화입니다.

먼저 영화에 대한 감상을 정리하자면, 기대보다는 괜찮음과 동시에 실망인 작품이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하나씩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배우의 연기입니다. 배종옥, 허준호 배우의 연기야 말할 것도 없이 훌륭하지만, 이 영화는 온전히 신혜선 배우의 힘으로 끌고 가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 됩니다. 

드라마 [아이가 다섯]을 통해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린 이후에 [비밀의 숲]과 [황금빛 내 인생]을 비롯한 여러 작품에서 연기를 보여주었는데요. 혹시 그녀의 작품을 보면서 연기를 그녀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면, 이 영화 역시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합니다. 지금까지 왜 영화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당히 매력적이며, 훌륭한 연기를 보였다고 칭찬하고 싶습니다. 그녀의 장점인 발음이 극 중 역할과 상당히 잘 어울려서 보는 내내 몰입을 하도록 합니다. 개인적인 예상이지만,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을 차지할 것이라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이 부분에서는 기대 이상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네요. 


영화의 연출이나 분위기도 괜찮았습니다. 법정 스릴러를 표방하며, 드라마를 잘 풀어가면서 나름의 긴장감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중반까지는 꽤 괜찮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부분도 기대 이상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여지없이 이 영화도 기존 한국 영화와 같은 길로 흘러갑니다. 아… 이 점이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이 부분이 상당히 실망스러웠습니다. 지난주에 개봉했던 [침입자]에 대한 관객 평가도 이와 비슷했습니다. 영화의 초반과 중반까지 나름 잘 형성하던 미스터리를 영화의 마지막까지 이어가지 못하고, 결국엔 주제 의식에 의해서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만들어져 실망스럽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평을 [결백]에도 비슷하게 적용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후로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분명 중반까지는 지역 사회의 권력과 맞서는 변호사이자 용의자의 딸의 구도 자체도 상당히 흥미로웠고,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 결말에는 가족 신파가 담겨있다는 것이죠. 거기에 출생의 비밀까지 담겨있죠. 굳이 이런 비밀까지 만들 필요가 있었나 싶었습니다. 영화가 이러한 비밀을 품고 있었다면, 그 복선이 강조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버지와 닮지 않았다는 이야기와 같이 조금이라도 의심의 여지를 줄 수 있는 요소가 있었어야 했죠. 하지만 이 영화의 결말은 다소 뜬금없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영화는 분명 그것을 강조할 여유가 있었고, 방법도 있었습니다. 하나를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제가 영화를 보던 중간에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극 중 화자(배종옥 역)가 범인이 아니라면, 진짜 용의자는 어떤 이유로 이들을 살해하려고 했냐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의문은 추인회의 비리가 농약 막걸리 사건과 어떤 연관이 있냐는 근본적인 물음으로 향합니다. 물론 영화의 후반에 정인(신혜선 역)이 그 연결고리를 설명하지만, 영화의 초반에 가졌던 물음에 대한 정확한 답변은 아니라는 것이죠. 그렇기에 재판 과정으로만 본다면 깔끔하지 않은 결말인 것이죠. 

영화가 진행되면서 이러한 점에 대해 의심을 하는 인물이 있었다면, 관객들의 의심이 조금 더 다양해지는 결과를 만들었을 것입니다. 정말로 ‘화자’가 용의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이죠. 모든 사건의 핵심인물인 임춘우에 대한 이야기도 관객들에게 직접적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영화의 맨 처음에 등장하는 인물이긴 하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금세 잊히기 마련입니다. 결론적으로 영화는 긴장감을 형성하는 것에 몰두하다가, 사건의 진실을 풀어가는 과정에는 소홀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빈 공간은 부녀 간의 신파로 채우고 있는 것이죠. 


다만, 큰 틀에서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제목의 의미를 표현하는 것에는 칭찬하고 싶습니다. 영화의 초반에 등장한 결백이라는 타이틀과 영화의 마지막에 나오는 결백의 타이틀 디자인이 달라진 점은 영화가 진행되면서 정인에게 결백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어떤 식으로 변했는지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점이라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그러한 의미가 영화의 장르 및 재미를 덮어버리는 것은 좋지 못하다 생각합니다. [침입자] 리뷰에서 언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법정 스릴러의 형태로 관객들에게 긴장감과 미스터리를 주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것을 유지하는 것에 조금 더 힘을 쓰었으면 하는 입장입니다. 영화의 반 정도 지날 때부터 힘이 떨어지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좋다 말았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