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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Jun 28. 2020

그저 프로가 꿈인 학생의 이야기

영화 [야구 소녀] 리뷰

영화를 관람한 지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주수인이라는 캐릭터가 떠오르는 것은 [야구 소녀]라는 영화가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잘 그렸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주수인을 연기한 이주영이라는 배우의 인상적인 모습도 있겠지만, 영화는 주수인이라는 캐릭터를 공감하고 응원할 수 있도록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의 주인공이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서 노력을 한다면 관객들은 그 노력을 응원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쉽게 목표를 이룬다면 흥미가 떨어질 것입니다. 그렇기에 걸림돌, 난관 등 영화가 인물에게 어떠한 사건을 주고, 그것을 대면한 주인공이 어떤 태도와 방법으로 극복하는지에 따라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느끼는 감정이 달라질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착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특히나 사회적 편견이 존재할 수 있는 이야기나 캐릭터의 경우, 악역이나 사회적 시선으로 인물에게 걸림돌을 주는 것보다는 모든 인물들이 누군가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할 [야구 소녀] 또한 그러한 이야기가 조금 더 적합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영화는 대체로 착한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수인이라는 선수가 프로야구선수가 되지 못하는 것은 여성이기 때문이 아니라 기량의 차이라 이야기합니다. 이는 같은 위치에서의 경쟁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영화가 보여주는 결말에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습니다. 주수인이라는 인물이 실제 존재한다고 하면, 프로구단에서 충분히 욕심을 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주수인 선수보다 최고 구속이 떨어지는 프로 선수도 있고, 구단 입장에서도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볼 것입니다. 과거 e-스포츠에서도 스타크래프트의 서지수 선수를 예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여성이기 때문에 더 주목을 받고, 대우를 받을 수 있겠지만 주수인 선수는 그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제안에 쉽게 응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조금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당히 많은 프로 스포츠에서 성별의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는 점도 영화에서 언급했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생각해보면, 이 영화는 여성을 차별하는 사람들이 아닌 여성들에게 이야기하는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처한 현실 때문에 공장에서 일을 하게 되는 타협을 하기는 하지만, 야구에서는 타협하지 않고 노력과 능력으로만 인정받으려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죠. 이는 여성이기 때문에 받는 차별이나 특혜가 아닌 동등한 위치에서 평가받고 싶어 하는 태도인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주수인이라는 캐릭터가 더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런 그녀에게 차별적인 언행을 보이는 인물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는 현실에서도 존재하는 사람이라 생각됩니다.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 하더라도 과거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인물이 취하는 태도는 그녀의 노력은 존중하며, 배려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큰 줄기에서는 야구 선수가 되고 싶은 한 학생의 이야기를 그리면서, 그 과정에서 거치게 되는 사건으로 주변의 시선을 등장시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인이 더 노력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이고, 관객들 또한 그러한 시선을 극복하기를 바라는 것이죠. 


물론 영화가 가지고 있는 한계로 분명히 있습니다. 다소 단조로운 전개를 보인다는 것과 너클볼이라는 요소가 야구를 잘 아는 관객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부분인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다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영화가 ‘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너클볼이 단기적으로 배운다고 구사할 수 있는 구종도 아니고, 구사를 하더라도 제구에 대한 문제가 존재합니다. 그것을 극복하고 너클볼을 구사할 수 있다면, 정말 프로 무대에서도 손색을 없을 것입니다. 과정에 대한 표현은 아쉽지만, 결과로 인해 생기는 결과들은 현실적으로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죠. 


결론적으로 야구에 대한 기대를 덜고, 캐릭터 중심의 영화로 생각해보면 꽤 볼만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영화의 제목이 [야구 소녀]인데, 야구를 기대할 분들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야구 영화로 본다면 아쉬움이 많지만, 스포츠 영화를 바탕으로 한 성장과 캐릭터 중심의 영화로 본다면 괜찮은 모습입니다. 또한 보편적인 공감을 추구하는 영화이기에 큰 불편함 없이 볼 수 있는 영화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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