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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Jul 31. 2020

기대와 너무 다른 힐링 영화

영화 [블루 아워] 리뷰

영화 [블루 아워]는 심은경 배우의 두 번째 일본 영화라는 점에서 눈길이 갔습니다. 이전에 [신문 기자]를 통해서 첫 일본어 연기를 선보였는데, 이게 일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그녀의 행보가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일본에서 연기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다양한 나라에서 작업을 해보고 싶은 열망이 크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물론 그 바탕에서는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그녀의 취향도 반영이 되어 있을 겁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한국의 배우가 다양한 나라에서 활동하는 것은 한국 영화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이며, 그녀에게도 좋은 영향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그녀가 선택한 두 번째 일본 영화는 [블루 아워]입니다. 영화는 일과 일상에 지쳐있는 ‘스나다’가 자유로운 친구인 ‘기요우라’에 의해서 갑작스럽게 고향으로 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이 잊고 있었던 무언가와 마주치며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영화의 장르는 드라마로 되어 있고, 예고편이나 스틸을 통해서도 힐링을 할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면서는 힐링은커녕 더 지치고, 마주치고 싶지 않은 것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는 주인공의 상황이기도 하지만, 주인공에게 감정 이입을 하고 있는 관객들의 상황이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영화를 본 뒤에 느껴지는 감정은 그리 유쾌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이 저에게는 실망으로 다가왔습니다. 힐링 영화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라 그럴 수도 있을 겁니다. 분명 영화의 초반, 두 인물이 떠나는 과정까지는 꽤 재미있게 보았지만, 영화가 분위기가 어느 순간 변화하면서부터는 영화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습니다. 이는 영화가 무엇을 이야기하던, 관객들이 원하던 이야기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물론, 영화가 관객들의 기대와는 다른 이야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영화의 제목인 [블루 아워]라는 단어를 통해서도 이 영화가 단순히 즐겁기만 한 이야기를 보여줄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어느 정도 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라고 생각하지는 못했습니다. 

영화 내적인 장치에서도 초반에는 다양한 효과음들이 사용되었습니다. 마치 예능에서 볼법한 그런 효과음인데, 이런 장치들이 기존 영화에서는 쓰이지 않아서 조금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다만, 이런 장치를 쓰는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존재해야 할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분명 이유는 있습니다. 이는 결말의 내용을 유추할 수 있도록 하는 힌트 같은 느낌이기도 하면서, 분위기를 만드는 장치이기도 한데, 그 이유는 이해하겠지만, 그리 성공적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신인 감독이 만든 영화인 만큼, 새로운 시도라고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는 영화의 곳곳에서도 등장하여 조금은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분명, 현실이나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모습은 아니기 때문이죠. 이 또한 영화의 결말을 위한 장치로 사용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장치의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영화의 후반부는 전반부와 크게 다른 느낌이기 때문입니다. 약간의 반전이라 할 부분도 존재하고, 영화가 주인공을 깊은 감정으로 끌고 가는 과정을 위한 준비과정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시선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힐링 영화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다만, 그 힐링이라는 단어가 흔히 생각하는 힐링의 느낌은 아니지만, 분명 누군가에는 힐링이 될 것입니다. 감독이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서는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하지만 크게 와 닿는 것은 없습니다. 연출 의도나 영화의 장치, 애매함을 지속적으로 등장시키는 이유 등 영화의 중반 정도만 보면 대강 이해를 할 수가 있습니다. 거기에 이 인물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서도 공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편의 영화로 누군가에게 추천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를 본 뒤에 느껴지는 찜찜함이나 메시지에 대해서 더 생각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안 들고, 영화가 전체적으로 불친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과적으로 영화의 의미나 메시지가 현대인들에게 위로 혹은 현실을 전해주는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과 조금 다른 방식의 위로가 될 것입니다.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다독이는 영화이기보다는 현실을 보여주면서 ‘이제 현실을 직시하자’라고 이야기하는 듯합니다. 이 정도로 이야기했으면 대강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파악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하나 확실한 것은 예고편과 포스터에 등장하는 것과 다르니, 만약에 영화를 보고 싶으시다면 이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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