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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Aug 25. 2020

이해하지 말고 즐겨보세요

영화 [테넷] 개봉 전 리뷰

이해하려고 하지 마세요. 어차피 이해 안 되는 영화입니다. 그냥 즐기세요


정말 대단한 영화입니다. 아마 이 영화를 100% 이해하실 분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해를 못 하시더라도 이 영화가 재밌다는 것에는 모두 동의하실 것입니다. 정말 놀란 감독은 천재 중에서도 천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감탄을 하면서 영화를 봤습니다. 사실 이전까지 놀란 감독을 단순히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 정도로만 생각을 했는데, 이 영화를 보고서는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감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사를 통틀

어서 가장 대단한 감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이렇게까지 놀란 감독을 칭찬하는 이유는 이 영화의 표현 때문입니다. 대개 영화감독은 좋은 이야기를 통한 메시지 전달을 훌륭하게 하는 감독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놀란 감독은 철저하게 상업적인 감독입니다. 놀란보다 메시지 전달에 강점을 가지는 감독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감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영상화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스토리는 시나리오 작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영상화는 철저히 감독의 능력입니다. 

어쩌면 [테넷]의 스토리가 신선하다 볼 수도 있습니다. 시간을 소재로 하는 영화의 대부분은 시간 이동을 소재로 합니다. 즉, 시간을 하나의 큰 흐름으로 보고 그 위치를 바꾸는 형식이죠. 하지만 [테넷]은 ‘인버전’이라는 개념을 가져옵니다. 번역하자면, 도치, 반전시킨다는 의미로 해석해볼 수 있는데, 앞에 설명드린 큰 흐름에 비유를 하자면 인버전은 그 흐름을 거스르는 개념입니다. 

이 말은 영화의 장면은 정상적인 시간의 흐름과 반대되는 시간의 흐름이 공존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영화의 예고편에 등장한 역행하는 시간의 모습이죠. 이게 조금 더 말씀드리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으니 이 정도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렇다면 이게 왜 어려운 것이냐면, 만약 서로 다른 시간 개념을 가진 인물이 싸우게 되면 어떤 식으로 연출을 해야 할까요? 그것도 CG의 힘을 빌리지 않고 말이죠. 놀란 감독은 그것을 아주 훌륭하게 해냈습니다.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몇 번을 감탄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상상을 했다는 것도 놀라운데, 아니 그런 상상은 할 수 있다고 쳐도 그걸 표현하는 것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도 CG가 전혀 없이 말이죠. 건물이 무너지고, 폭파되는 것은 돈과 시간의 문제지만, 인버전을 영상화하는 것은 돈과 시간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런 장면들에는 리버스가 섞여있다는 것입니다. 만약에 10개의 컷이 존재한다고 했을 때, 이 중 2~3개는 리버스가 된 장면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 리버스가 영화 스토리상 시간을 거스르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 표현을 위한 리버스라는 것입니다. 즉, 관객의 입장에서는 그냥 자연스럽게 보인다는 것이죠. 신경 쓰고 보지 않으면, 무엇이 리버스인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막상 말로 표현하려니까 잘 표현이 안되는데, 이 점은 영화를 직접 보시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화 장면을 함께 보면서 설명드리고 싶을 정도로 정말 영상화가 잘 되었습니다. 정말 놀라울 정도로 말이죠. 


이와 관련해서 IMAX의 필요성에 대해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IMAX로 보면 좋긴 합니다. 다만, 필수는 아닐 것입니다.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퍼스트 맨]과 같이 극적인 효과를 위한 IMAX 사용이 아니라 클린트 이스트 우드 감독의 [설리]나 [아메리칸 스나이퍼]와 같이 영화의 화면비 혹은 액션의 표현을 위한 이용입니다. 쉽게 말하면, 영화 속 IMAX의 사용이 볼거리를 위함이 아니라 영화적 표현을 위함이라는 것입니다. 때문에 IMAX로 보셔야 느껴지는 감상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영화를 정~~~~ 말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면, 필수까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운드 특화관을 조금 더 추천드립니다. 음악이나 효과음이 사용이 상당히 뛰어납니다. 이 또한 영화의 효과 중 하나인 리버스와 잘 어울리는 사운드로 채우고 있어서, 영화를 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도록 합니다. 시간이 된다면, n차 관람을 생각 중인데, 사운드 특화관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스토리는 이해가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물리학이나 시간의 정의에 대해 관심이 있는 편임에도 선명하게 이해는 안 되었습니다. 조금 뜬금없을 수도 있는데, 영화의 시간적 개념은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와 비슷하게 흘러갑니다. 물론, 이 영화는 로맨스 영화이기에 시간을 역행한다는 설정을 가볍게 가져온 편이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틀을 보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기에 일부에서는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봤던 영화인 [컨택트]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 이야기하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도 상당히 흥미롭게 봤는데, [테넷]은 그것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전 놀란의 영화와 앞에 언급한 두 영화를 모두 보셨다면, 어느 정도 이해하시기에 수월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놀란 감독은 이전에 [인터스텔라]의 각본을 쓰기 위해서 동생이자 영화의 각본가인 조나단 놀란과 물리학에 대해 공부를 한 적이 있습니다. 가벼운 공부가 아니라 4년간의 공부이니, 영화 하나를 위해서 대학 졸업장을 땄다고 해도 무방한 것입니다. 그런 놀란 감독이 이전에 공부한 물리학 덕분에 더 넓은 상상력을 가지게 되었고, 그것이 영화 [테넷]에 녹아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를 보실 분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드리자면, 이해를 위해서 노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초반에 등장하는 영화의 설정 정도만 이해하여도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감독 또한 이에 대해 이야기를 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영화의 결말이나 메시지가 중요한 영화를 아니니 영화가 보여주는 것을 충분히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절대 이해하려고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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