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따따시 Aug 19. 2020

어쩌면 한국 영화의 현실

영화 [오케이 마담] 리뷰

영화 [오케이 마담]은 개봉 전부터 평론가들의 평이 생각보다 괜찮아서 약간의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 또한 액션 코미디와 같이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라서, 이 영화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니 왜 이런 평점이 나왔는지 선뜻 이해가 안 됐습니다. 영화 중간에 ‘씨네 21’ 잡지가 등장해서 그런 걸까요? 물론, 이 영화가 아~~~주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망작이라 부를 정도는 아니고, 일반 관객의 입장에서 어느 정도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라는 것에는 일부 동의를 할 수 있겠지만, 평론가분들의 평가가 이 정도로 나올 영화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케이 마담]은 한국 영화의 현실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요소나 감성들은 20세기 말에 등장한 영화의 요소들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일단 엄정화 배우가 연기한 캐릭터부터 그렇습니다. 한국의 아줌마 캐릭터에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파마머리, 돈에 대한 집착, 그리고 세상 물정을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아니 이런 설정이 도대체 언제적 설정입니까? 차라리 비행기 탈 때, 신발 벗고 타는 장면이 안 나온 것이 다행입니다. 그리고 이런 캐릭터는 항상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말도 안 되는 설정이 많습니다. 꽈배기 집이 그렇게 잘 되는데 집에 돈이 없다는 설정부터 말이 안 되는 것이죠. 


때문에 혹시 이 영화를 예매하고 상영 시간에 늦으시더라도 안심하셔도 됩니다. 초반 30분은 안 봐도 영화의 재미를 크게 좌우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영화의 중반에는 나름 볼만하다 느낄 수 있는 점이 바로 액션 장면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앞부분에 흥미가 없어서 이 부분이 재미있게 느껴진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액션의 등장은 나름 괜찮았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실 분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화의 중간중간에 코믹한 장면들이 존재하고 있고, 어느 정도 볼만한 액션도 있기에 코드가 맞다면 재미있게 보실 수는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비슷한 캐릭터와 설정, 이야기까지 신선함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영화가 신선함으로 모든 평가가 갈리는 것은 아닙니다. 클리셰와 신파가 사용되어도 충분히 흥미롭게 그려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도 충분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냥 거기까지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한국 영화의 현실인 것 같아서 씁쓸해집니다. 감독과 제작자는 아직도 20년 전에 유행하던 구성과 현실 풍자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참고로 이 영화의 제작비가 88억으로 결코 적지 않은 제작비입니다. 이전에 개봉한 [침입자], [#살아있다]보다 많고, [결백]과 비슷한 수준의 제작비입니다. 그럼에도 같은 음악이 3~4번 정도 반복되어 사용하는데, 그 음악 작곡 비용 아껴서 어디에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하와이 가신 건 아니겠죠?



아직까지 90대 후반, 00년대 초반의 액션 코미디를 재미있게 보시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보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보시는 관객분들의 취향은 잘못된 것이 아니지만, 제작자는 달라야 합니다. 부분적으로 그때의 느낌이 나도록 연출을 할 수 있겠지만, 그때와 같은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영화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다는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저 또한 이 영화가 일부 흥미로운 장면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영화를 만들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제작진이 이 정도로 만들고 만족을 했다면 진짜 문제라 생각합니다. 작년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엑시트]가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적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동시대에 나올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즉, 대체하려면 충분히 대체될 수 있는 영화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굳이’ 이 영화를 봐야 할 이유가 있을까 싶습니다. 물론, 영화를 볼 때는 웃고, 울고, 반전에 놀랄 수 있겠으나, 끝나고 난 뒤에는 남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잘 만들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