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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Nov 03. 2020

다시 볼 가치가 있는가?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파이널 컷] 리뷰

오늘 이야기해볼 영화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입니다. 지난여름 성수기인 8월 5일에 개봉하여, 코로나 이후 가장 많은 관객 수인 435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당시에 영화를 보면서도 재미있게 봤지만, 아쉬운 점이 있기도 했습니다. 크게는 스토리와 액션에 대한 부분입니다. 스토리에 대한 부분은 개연성이나 디테일이 조금 부족하다는 것인데, 이 점은 액션을 위해서 희생이 되었다고 생각을 하고, 크게 거슬리는 부분은 아니기에 감안할 수 있는 수준이었죠. 

이제 남은 것은 액션인데,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액션을 더 보여줄 수 있었음에도 상당히 자제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감독이 욕심부리지 않고, 괜찮은 퀄리티를 보여줄 수 있을 만큼만 보여주자는 의도로 해석을 했습니다. 거기에 15세 관람가이기 때문에 잔인함을 자제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이거 청불로 나오면 재밌겠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것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파이널 컷]이 청불이 아니었다면 관심 자체를 안 가졌을 것 같습니다. 제작사도 그것을 알기에 청불이라는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청불로 나온다면, 조금 더 잔인한 장면을 보여줄 수 있는데, 영화에서 잔인한 장면을 보여주는 것은 캐릭터를 설명하기에 아주 적합합니다. [다만 악]에서는 레이가 백정 출신의 무자비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이런 잔인함이 영화의 긴장감을 더 해줄 수 있는 것이죠. 

이런 점들을 기대를 하고 영화를 봤습니다.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니, 감상이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굳이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면 추가된 장면이 무엇인지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특히나 부가적인 설명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던 개연성 부분도 그리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까지 들었던 생각은 ‘본래 청불로 만들었던 영화인데, 코로나 시국을 감안하여 15세로 맞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애초에 15세로 만들 영화인 것 같습니다. 개봉판에서 과정의 생략이 이뤄져서 그 과정을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는데, 그 과정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물론, 영화적으로 이런 생략은 효율적인 전개를 보여주고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에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파이널 컷’에는 분량에 대한 걱정 없이 과정도 등장했으면 했던 것이죠. 하지만 없습니다. 


그래서 영화는 개연성과 분위기 및 잔인함 측면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청불이 될만한 요소들만 잘라낸 것 같습니다. 그 요소는 머리에 총을 맞고 피가 튀기는 등의 직접적인 표현만 없어진 것인데, 이 또한 강조되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잔인하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만약에 청불로 개봉했다면 오히려 ‘이게 청불이라고?’라는 의문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청불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는데, 애초에 청불을 각오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추가된 장면을 생각하면 개연성이 보완되었다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개봉판에는 없었던 인물의 감정과 관련된 장면들이 몇 장면 추가되었습니다. 대부분 유민과 관련된 장면이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개연성을 크게 보충해주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감정적인 부분을 보충해줄 수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또한 미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 극장을 나오면서 배급사인 CJ에 대한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번째는 CJ가 청불을 경계한다는 것입니다. CJ의 영화 중에서 청불인 영화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가장 최근에 개봉한 청불 영화는 2017년에 개봉한 [리얼]과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입니다. 그 이전에는 [아가씨], [비밀은 없다], [아수라], [마담 뺑덕], [우는 남자] 등 간간히 청불 영화를 제작했지만, 최근에는 대부분의 영화를 15세로 맞추려는 경향이 보입니다. 

두 번째는 생각보다 창작의 자유를 보장해준다는 것입니다. 물론 제작과정에서 이미 손을 써놓은 상태일 수도 있으나, 감독판과 극장판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은 애초에 편집 자체가 감독의 의견을 많이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겠죠.


과거 영화 [내부자들]이나 [살인자의 기억법]과 같이 감독판이 영화의 감상을 드라마틱하게 바꾸거나 결말이 바뀌는 등의 효과는 없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청불이 될만한 소지가 있는 부분들만 잘라낸 정도에 불과해서, 굳이 봐야 할 이유가 있을까 싶습니다. 저의 경우는 재관람이라서 그런 지 모르겠는데, 긴장감이 조금 더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본래 재미있는 영화라 영화 자체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만약 [다만 악]을 안 보신 분이라면, 무엇을 관람하셔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이전에도 재미있는 영화라서 추천을 했던 편이라서 이번 기회에 극장에서 보신다면, 충분히 재미있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 관람을 하신 분들은 굳이 보실 필요는 없겠지만, [다만 악]을 재미있게 봐서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영화와 관련해서 궁금하신 점 있다면 댓글 남겨주시면, 제가 답변해드릴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답변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파이널 컷]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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