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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Nov 09. 2020

재미가 있는데... 없습니다

영화 [도굴] 리뷰

상황이 나아졌다고 판단하는 것인지 한국 영화가 매주 한 편씩은 개봉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그나마 극장을 찾을 이유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와중에 개봉을 하게 된 [도굴]은 개성 있는 배우진과 도굴이라는 소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조우진, 신혜선 배우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컸습니다. 신혜선 배우는 최근 [결백]을 통해서 만날 수 있었지만, 조우진 배우의 경우 영화로는 [봉오동 전투] 이후 정말 오랜만에 극장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런 기대만큼 [도굴] 속 배우들의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각 캐릭터들의 개성이 살아있고, 배우들 또한 잘 표현하였기에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케이퍼 무비의 특성상 캐릭터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하나의 범죄를 위해서 각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적재적소에 사용이 되어서, 하나의 큰 인과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다만, 주연급이 아닌 인물들에는 상당히 소홀한 태도가 느껴집니다. 특히나 ‘혜리’라는 캐릭터는 능력이 제대로 사용되는 장면은 거의 등장하지 않고, 왜 이들과 함께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도 상당히 부실합니다. 영화는 각 인물들의 능력이 시너지를 만드는 느낌이 아니라 몇 명의 주연 캐릭터들이 만드는 케미에 의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에 대한 연장선상에서 사건의 완성도도 그리 높지 않습니다. 영화의 중반까지는 캐릭터들의 케미를 보는 재미로 영화를 본다고 하더라도, 결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며, 후반부에는 상당히 힘이 빠진 전개를 보여줍니다. 

거기에 사건의 구조 또한 이전 다른 영화들과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영화를 보는 동한 영화 [꾼]이 떠올랐습니다. 그가 다행인 것은 [꾼]보다는 재미있게 봤다는 것입니다. 충분히 예상되는 스토리가 영화의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상업 영화의 입장에서는 복잡하고 이해가 어려운 것보다는 나은 선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 또한 스토리를 통해서 결말의 쾌감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없지는 않겠지만, 진짜 중점으로 둔 것은 캐릭터들의 케미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런 케미에 집중하고 본다면 볼만하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관객분들의 반응이 더더욱 궁금합니다. 개연성에 중점을 두고 영화를 보신다면, 비판을 받을 여지가 충분히 있겠지만, 그저 재미만을 위해서 소비되는 것이라면 크게 나쁘지는 않다는 것이죠.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더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치밀하지 못한 각본이 가장 큰 단점이라 말하고 싶네요. 본래 케이퍼 무비에서는 각 인물들 간의 머리싸움이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같은 편인 것 같으면서도, 서로 머리를 써서 자신 살 길을 마련하던가, 배신이 이뤄지는 것이죠. 하지만 [도굴]은 너무 단순합니다. 영화를 꽤 보는 분들이라면, 분명 결말까지 어느 정도 예측을 하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화의 마무리도 그리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같은 배급사 영화인 [탐정 2]에서 이런 결말을 봤습니다. 물론, [탐정 2]에서는 어느 정도 가능한 이야기라 생각하는데, [도굴]은 인물들이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이해를 못하겠네요. 


많은 것이 뻔하게 느껴져서 신선한 매력은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치 있는 영화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대체될 수 있는가’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도굴]은 충분히 대체될 수 있는 영화라는 것이죠. 안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볼만한 영화가 없는 극장가에서 그나마 볼만한 영화라고 불릴 수 있는 영화인데, 이걸 추천하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보지 말라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참… 이래저래 난감합니다.

그래도 지난주에 개봉한 [삼진 그룹 영어 토익반]이 꽤 괜찮았고, 다음 주에 김혜수, 이정은 배우 주연의 [내가 죽던 날]과 크리스털 주연의 [애비규환]이 개봉 예정이라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두 영화가 어느 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본래 11월의 극장가는 크게 주목받는 영화가 없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코로나라서 그런 것인지 더더욱 볼 영화가 없는 것 같은데, 하루빨리 정상화가 되어서 미국 할리우드 영화를 포함한 다양한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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