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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Nov 09. 2020

미국여자의 우당탕탕 파리 생존기

넷플릭스 [에밀리, 파리에 가다] 리뷰

미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 드라마가 눈에 띈 이유는 바로 ‘릴리 콜린스’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러브, 로지]를 아주 재미있게 본 입장에서 오랜만에 그녀의 작품을 접할 기회가 되었죠. 거기에 30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도 가볍게 보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넷플릭스 콘텐츠를 고를 때 상당히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데, 최근에는 일단 틀어서 보고 재미없으면 그만 보자는 마음으로 조금만 관심이 생기면 보는 편인데, [파리의 에밀리]는 꾸준히 볼만한 매력요소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에밀리, 파리에 가다]는 [섹스 앤 더 시티]를 제작한 ‘대런 스타’가 제작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칙릿’이라 표현하기도 합니다. 단어의 뜻은 2,30대 미혼여성 주인공의 일과 사랑 이야기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섹스 앤 더 시티]나 [브리짓 존스] 시리즈와 같은 예시 작품이 있습니다. 이 정도면 대충 어떤 드라마인지 감이 오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장 먼저 아름다운 파리의 풍경이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점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포인트라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최대한 고화질을 통해서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여행을 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마치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관광지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도심의 풍경과 센강의 풍경까지, 프랑스 파리의 모습을 느껴보고 싶은 분들에게 충분히 추천할 수 있을 만큼의 아름다운 광경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드라마는 파리의 겉모습만이 아닌 파리지엥의 모습까지 많은 부분을 담았습니다. 주인공인 에밀리는 미국에서 파리로 파견 온 인물이라는 설정을 통해서 미국과 프랑스의 문화 차이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문화 차이를 다룸에 있어서 꽤 진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서 그들이 왜 그런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도 어느 정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 초반 이해가 안 되었던 그들의 행동들이 해가 되는 순간이 생깁니다. 그렇다는 것은 드라마가 그들의 가치관을 설득력 있게 잘 표현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여유를 즐기자는 그들의 마인드가 어느 순간에는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하게 되기도 합니다. 


미국의 문화에 익숙하던 에밀리가 서서히 파리의 문화에 익숙해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에밀리가 점점 프랑스에 적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 과정도 상당히 자연스럽게 그려내어, 어느 순간 미국 사람이라는 것을 잊게 되는 순간도 존재합니다. 

저는 이런 구성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의도치 않게 파리로 파견을 온 에밀리는 아무런 걱정 없이 파리로 왔습니다. 에밀리는 아무런 준비 없이 파리에 왔습니다. 자신의 가치관으로 파리 사람들을 대하려고 했던 것이죠. 결과적으로 프랑스 문화에 무지한 인물이기에 그들의 입장에서는 무례하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이죠. 

이후 에밀리가 파리의 문화를 적응해가면서 미국 스타일의 가치관이 마케팅에 도움이 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는 각 문화권의 특징을 적절하게 활용하여서 성공을 거두는 이야기들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드라마의 톤도 가볍게 볼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큰 사건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각 회차별 크고 작은 사건들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시트콤과 같은 진행방식이라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은데,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킬링 타임용으로 드라마를 보신다면 충분히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면 프랑스의 한 비평가는 이 드라마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문화적 무지를 너무 자랑스럽게 드러내며, 프랑스와 파리를 비현실적으로 그려냈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이 외에서도 프랑스에서는 부정적인 의견도 꽤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주요 프랑스인 캐릭터가 부정적으로 그려지기는 하지만 모든 캐릭터가 부정적으로만 그려진 것도 아니고, 초반에 등장한 불친절함이 에밀리의 문화적 무지에 의해서 생긴 것이라 생각해서, 결과적으로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국 문화가 다뤄지는 작품에서 기존 편견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기에 비난을 받을 여지는 있다고 보이네요. 



결과적으로 킬링 타임용 드라마를 찾는 분들에게는 적합한 드라마라는 생각이 듭니다. 파리의 전경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하나의 에피소드가 30분 내외로 진행되기 때문에 짬나는 시간에 잠깐 보기에도 좋았습니다. 

시즌 2는 계획은 있지만, 드라마의 주 배경이 파리인 점을 고려하면 현 시국 때문에 당장 촬영이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하루빨리 촬영이 재개되어서 시즌 2를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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