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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Aug 22. 2021

약간의 다름이 만드는 깔끔함

영화 [모가디슈] 리뷰

1년 중 한국 영화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는 여름 성수기 그 시작이 되는 영화 [모가디슈]가 개봉을 했습니다. 영화 [베테랑], [엑시트] 등을 제작한 제작사인 외유내강의 영화이면서 [부당거래], [베를린] 등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이 [군함도] 이후 4년 만의 복귀작인 영화입니다. 





저를 포함하여 많은 분들이 외유내강이라는 제작사의 영화에 기대를 하는 이유는 한국 영화의 필수요소라 할 수 있는 감정적인 클리셰들 흔히 말하는 신파에서도 조금 자유로운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영화들이 신파를 위해서 스토리를 억지로 만드는 느낌이 드는 부분이 있기에 그런 부분에서 거부감이 나타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외유내강의 영화에서 신파가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 기능이 비교적 보조적인 수단에서 그친다는 것이죠. 그래서 [모가디슈] 또한 감정적인 부분보다는 서사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춘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사실 소재만 두고 본다면, 류승완 감독의 이전 작품이었던 [군함도]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입니다. 한국사람이라면 해당 소재에 대해서 비슷한 감정을 가지게 되는 부분이죠. [군함도]는 그러한 부분에서 서아에 대한 부분보다는 감정적인 부분에 조금 더 지배적이었기에 비난을 받은 것입니다. 

영화의 재미와 서사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되 일제의 만행에 대한 부분은 보조적인 부분으로 표현했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러한 비난을 받았던 류승완 감독이 이번에는 남북한이 소말리아의 반군에 의해서 고립되는 상황을 영화의 소재로 삼았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다루는 남북관계는 감정적으로 다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 이는 [공동 경비 구역 JSA]부터 시작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공동 경비 구역 JSA]가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남북관계를 다뤘기 때문이 아니라 전쟁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정을 다뤘기 때문입니다. 이는 남북관계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더욱 애틋하게 느껴지는 것이지, 굳이 남북관계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흥미로울 이야기라는 것이죠. 즉, 이야기에서 남북관계가 중요해 보이지만 이는 조미료의 역할만을 하는 것이지, 이것이 본재료의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모가디슈]가 보여준 남북관계에 대한 모습에 대한 제 생각은 적절하게 잘 풀어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가디슈]에 등장한 이야기가 남한과 북한의 관계가 아니라, 한국과 일본의 관계이더라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죠. 앞에서 이야기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에서 남과 북의 관계는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는 조미료로써 적당하게 쓰였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소말리아라는 한 국가에서 발생하는 같은 국민끼리의 내전이라는 상황 또한 그것을 뒷받침하는 수단으로써 적절하게 사용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극 중 한국 대사관 직원들이 소말리아의 반군들이 활동하기 시작하자 객관적인 정보 없이 누군가의 편에 드는 것을 조심스럽게 생각하는 모습이 등장합니다. 이러한 상황이 남한과 북한을 바라보는 다른 나라의 시선을 담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가 옳은 일을 하고 있는지 쉽게 판단할 수 없을 겁니다. 그 내부의 사정은 자세히 알 수 없기 때문이죠. 하다못해 그 나라에서 살고 있는 외교관도 모르는데,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 판단이 더더욱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 이야기들은 소말리아의 외교관으로 근무하는 한신성 대사와 림용수 대사의 이야기로 잘 풀어내었습니다.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쟁자의 입장이었던 두 사람이 소말리아에서 벗어난다는 같은 목적을 가지게 되는 순간과 그런 상황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잘 풀어내었습니다. 거기에 액션과 긴장감을 형성하는 과정도 상당히 흥미롭기 때문에 몰입감을 가지고 있는 영화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현재의 상황이 아니라 정상적인 상황에서 개봉을 했다면 충분히 높은 관객 수를 기록할 수 있는 영화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1년에 한 두 편 이상의 영화가 천만을 넘겨왔던 것을 생각해보면 [모가디슈]가 천만을 넘길 수 있는 가능성이 돋보이는 영화라는 것이죠.


물론 영화가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몇몇의 주요 인물은 크게 역할이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중반부에 어떤 상황이 만들어지기 위해서 그 순간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듯한 캐릭터도 존재하고, 어떤 사건을 만들기 위해서 인위적인 상황을 만드는 듯한 느낌이 드는 지점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모가디슈]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원하는 그런 영화가 될 수 있는 요건들이 갖춰진 영화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겁니다. 


관객들은 상당히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능한 상황에서 등장하는 신경을 쓴 액션과 공감이 가능한 인물의 그리고 호소하지 않은 결말까지 기존 외유내강의 대표적인 영화인 [베테랑]과 [엑시트]가 열광을 받았던 이유는 사회적인 메시지를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 본질, 보는 재미를 우선시하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회적인 메시지도 중요할 겁니다. 


하지만, 그것은 보조적인 수단에 그쳐야 합니다. 극 중에서 등장하는 어떠한 장면에서 그 상황에 맞는 적절한 메시지가 등장해야 하는 것이죠. 그렇기에 영화가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죠. [모가디슈]의 결말이나 이야기를 보면 남북으로 갈린 현재의 현실을 보여주며 마무리를 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들어간 장면을 통해서,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표현되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장면 중 하나가 주인공인 한신성 대사가 외부에 다녀온 이후에 남한 사람은 없고 북한 사람만 보이자 약간의 불안함이 보이는 장면이 있습니다. 저도 이 장면에서 불안함이 느껴졌는데, 이러한 연출에서 느껴진 것이 많았습니다. 누군가는 한민족이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함께했던 적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함께하면서도 불안함이 있을 수밖에 없는 아직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우리가 북한 사람과 마주했을 때, 편안한 마음으로 대화를 할 수 있을까요? 그런 생각이 들었던 장면이었습니다.


결론을 내려보자면 [모가디슈]는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일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추천을 하더라도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만약 현재의 시국이 아니었다면, 천만을 갈 가능성이 있을 수 있는 그런 영화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름 성수기에 상당히 적합한 영화인 것 같은데, 많은 관객분들이 보실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이제는 제발 마음 편하게 극장 가서 영화 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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