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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Sep 10. 2018

또 악마의 편집? [히든싱어 5] 예고편 논란

 


종종 있는 일이다. 과거 M.net에서 만든 프로그램들이 자극적인 내용을 위해, 실제 출연자들이 그렇게 행동하지는 않았지만 자극적으로 보이게 편집을 하는 것을 시작으로 사람들은 실제 내용과는 다르게, 자극적이게 보이도록 하는 편집을 ‘악마의 편집’이라고 부른다. 첫 시작이 2010년 슈퍼스타 K 시즌 2가 처음으로 ‘악마의 편집’에 대한 논란이 있었고, 이 용어도 이때 처음 시작되었다. 8년이 지난 지금도 ‘악마의 편집’ 논란이 종종 나오는 것을 보면 그때 나 지금이나 크게 나아진 부분은 없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도 이런 문제가 없던 것은 아니다. 방송에는 대부분 연예인들이 많이 나왔고, 그들은 방송에서 그렇게 보인다 하더라도 제작진에게 항의를 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다. 영향력 있는 연예인에 대해 그런 편집은 당연히 안 할 것이고, 힘없는 연예인들에 대해서만 이뤄졌을 것이다. 일반인 참여 프로그램이 점점 늘어나면서, 이것에 대해 인지하기 시작했다. 출연자가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함으로써 프로그램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렇게 편집했다는 것을 대중들이 알게 된 것이다. 그 뒤로 일반인 뿐만 아니라, 연예인들도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표현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항의를 하기 시작했고, SNS의 발달로 자신의 의사표현이 쉬워진 요즘 시대에는 이런 논란이 벌어지는 것도 제작진에게는 부담스러운 일이다. CJ 채널에서 자극적인 콘텐츠가 많았었는데, 요즘은 오히려 지상파 3사가 더 자극적인 프로그램을 많이 만드는 것 같다.




‘악마의 편집’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아주 좋다. 누군가와의 갈등은 재미있는 소재가 된다. 영화나 드라마의 내용 대부분도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이다. 그런 갈등 중에서도 가장 재밌는 것이 바로 싸움 구경일 것이다. 녹화 현장에서 누군가가 녹화를 거부하며, 현장을 떠났다고 생각해보자. 왜 그 사람은 녹화를 거부했는지 궁금해할 것이다. 그런, 궁금증을 이번 [히든싱어 5]에서 사용한 적 있다. 몇 주전, 논란이 되었던 [히든싱어 5 : 양희은 편]의 예고편에서 그 점이 논란이 되었다. 하지만 본편에서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던 그 장면은 등장하지 않았다. 때문에, 지나친 ‘악마의 편집’이라고 비난을 받았다.


사실, 이런 자극적인 예고편은 공중파 방송사에서 많이 사용한다. 특정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 예고편을 보면, 매 회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 엄청나게 유난을 떨지만, 정작 별일 아닌 일이 많다. 특히 SBS에서 그런 편집들이 많다. [런닝맨]이나 [미운 우리 새끼]의 경우, 매회 이런 식으로 사람들에게 자극적인 예고편을 보여준다. 물론, 이것이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하여 다음 회차를 시청하게 하는 좋은 영상이기도 하다. 그것이 조금 과도하다고 생각이 드는 것이다.


프로그램의 예고편 편집은 막내 PD들에게 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편집 경험도 쌓고, 예고편 편집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전반에 대해서는 메인 PD가 편집을 진행한다. 즉, 본편의 편집자와 예고편의 편집자가 다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예고편에는 나왔지만 실제 방송에는 나오지 않은 장면들이 꾀 많다. 물론, 예고편을 먼저 나오고, 본편이 나중에 나오기 때문에 편집 과정에서 생략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우의 수가 다르다. 마치, 프로그램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내용인 것처럼 보여주고, 본편에서는 그 내용이 일체 거론되지 않았다. 그리고 9월 9일 [히든싱어 5] 방송을 통해 이러한 논란에 대해 사과를 하는 내용이 방송되었다. 그녀는 단순히 화장실을 가는 것뿐이었다.. 예고편에서는 양희은과 전현무가 신경전을 벌이는 것처럼 편집하고, 제작진도 무대를 나가는 양희은을 붙잡는 듯한 자막을 보여줬다. 이건 본편의 내용과 전혀 반하는 내용이다. 아무리, 예고편에 대한 욕심이 있어도 이렇게 허위사실을 보여줘서는 안된다. 상품이라면, 허위 과장 광고인 셈이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사과가 한참이 지난 후에 이뤄졌다는 것이다.


[히든싱어]가 단순히, 원조 가수의 모창대회가 아니라 가수와 진정한 팬들의 만남에 조금 더 포커스를 두고 있고, 이 점을 진정성 있게 보여주려고 하는 프로그램이다. 진정성이 중요한 프로그램에서 이런 논란이 나온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모 창자들의 실력이 모자라서, 프로그램이 비판을 받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제작진들의 노력만으로 안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은 모든 것이 그들의 잘못이다.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도 좋지만, 결론적으로는 사실이 왜곡되어서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런 편집 때문에 본편이 방송되기 전부터 프로그램의 MC인 ‘전현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부 있었다.


영상 편집이 생각 외로 디테일한 작업이 필요하다. 한 끗 차이로 의도가 다르게 표현이 되기도 한다. 가수와 팬들의 관계를 진정성 있게 보여주는 프로그램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히든싱어]는 단순히 ‘모창대회’가 아니라 한 가수를 100분이라는 시간 동안 다루는 국내에서는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한 사람이 100분 동안 주인공이고, 그 사람의 음악에 대해 파고드는 프로그램이다. 때문에, [싸이 편]에 대한 논란을 보면서도 크게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최소한의 퀄리티는 필요하겠지만, 이 프로그램은 가수와 팬의 만남 그리고 가수의 음악이 더 중요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논란은 [히든싱어]에게는 큰 흠결일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시즌을 더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가수와 팬의 만남이라는 코드를 잘 지켰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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