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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쑥쑤루쑥 Oct 04. 2021

저기요, 오라버니?

엄마, 팅커벨은 모기잖아. 그치? 어느 날 훅 치고 들어온 작은 동심이의 한 마디. 엉뚱한 정보의 출처는? 안 봐도 알겠다. 야, 이무무. 타조똥을 거꾸로 말해봐. 거꾸로 말하는 게 뭔지 모르는 이무무를 보더니, 친절하게. 자, 따라 해봐. 똥 (똥) 조 (조) 타 (타)를 기어코 따라 하게 만들고 뿌듯해하는 큰 동심이. 


똑같은 간식을 먹는데, 자기 것을 먼저 비운 큰 동심이가 작은 동심이에게 세상 다정하게 묻는다. 무무야, 오빠 하나만 먹어도 돼요? 이무무 선생은 그때마다 속 좋게 제 것을 내어주었고, 엔딩은 언제나 한쪽의 억울한 울음이었다. 엄마아아아아. 흐어어어엉. 오빠가 다 먹어버려떠어어어. 흐어어엉. 


비슷한 상황이 오면, 큰 동심이는 이제 거래를 시도한다. 무무야, (평소에 네가 탐내던 나의) 이 책 두 권 보게 해 줄게. 오빠 다섯 개만 주라. 그러면 작은 동심이가 오빠 손에 과자를 얹어주며 남매는 다정하게 숫자를 같이 세는 것이다. 하나, 두울, 세엣, 네엣, 다섯. 근데 이상하다. 분명 오디오는 다섯까지였는데 큰 동심이 손에 들린 과자는 열 개가 넘는다. 이젠 동생에게 거래를 빙자한 사기까지 치는 큰 동심이. 


그러다 오늘은 처음으로 반대가 됐다. 작은 동심이가 제 몫을 홀랑 다 먹고, 오빠에게 한 개만 달라고 한 거다. 큰 동심이는 단호박을 시전 했다. 안 돼! 우리 둘 다 똑같이 먹었잖아! 4년 더 산 오빠는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 동생 놀리는 재미가 쏠쏠한 오빠와 매번 당하기 바쁜 동생. 우리 집 남매 이야기는 오늘도 계속된다. 




Photo by Max Goncharov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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