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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쑥쑤루쑥 Mar 29. 2022

그게 왜 궁금할까

볼 일 보러 간 건물의 엘레베이터에서 어떤 중년의 아주머니를 만났다. 그런데 너무 노골적으로 내 손에 쥔 차키를 기웃거린다. 설마, 내가 무슨 차 모는지 궁금한 건가 싶어 아주머니를 살폈다. 아무래도 맞는 것 같다. 그런가 하면, 올겨울 나는 동네에서 유난히 내 팔뚝을 훑는 시선을 많이 느꼈다. 알고 보니 상당한 고가임에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유행이라는 M사의 패딩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려던 눈길이었던 것 같다. 아, 당황스럽다. 


얼마 전 작은 동심이 체육 수업을 마치고 다같이 하원하던 길. 다른 엄마들과 주차층이 겹칠 때가 있다. 어떤 엄마가 자기 아이를 데리고 차로 향한다. 그런데 자꾸 그 집 차에 시선이 가려고 한다. 신경쓰지 않는 척 내 할일을 했지만, 그 집 차가 뭔지 궁금했던 거다. 이번엔 내 자신이 당황스럽다.


남의 집 차로, 값비싼 외투로 그 집 경제력 수준을 가늠해보는 것. 그리고 우리집이 더 잘 사나, 그 집이 더 잘 사나 비교해보고야 마는 것. 요즘은 비싼 차 굴린다고, 비싼 옷 사입는다고 꼭 돈이 많은 것도 아니건만. 심지어 누군가는 나보다 돈이 많을 수도 있건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그걸 견줘보려는 피곤한 경쟁심을 어쩌면 좋을까. 엘레베이터에서 만난 아주머니, 그리고 보행 중 지나는 사람들의 팔뚝을 주시하던 사람들과 나는 뭐가 달랐을까. 




Photo by GR Stock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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