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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쑥쑤루쑥 Nov 16. 2022

회상

#1 우리 집 보일러는 좀 이상하다. 샤워기 수온이 온탕과 냉탕을 아주 급격하게 오간다. 이제는 익숙해져서, 작은 동심이 씻기며 노래를 좀 불렀더랬다. 오르락내리락 반복돼~ 뜨거운 물 차가운 물 반복돼~. 작은 동심이는 샤워할 때 그렇게 개사한 노래를 즐겨 부른다. 


#2 그러던 어느 날 원곡을 들려줬다. 노래 제목을 이제야 정확히 알았다. 리쌍의 회상. 아이들은 이제 저 부분만큼은 원곡 그대로도 곧잘 부른다. 오르락내리락 반복돼~ 사랑과 이별이 반복돼~. 사랑과 이별이 뭔지 알고나 부르는지.


#3 모처럼 콧바람 쐬러 나가는 길. 병풍 속 산등성이들마냥 구름이 겹겹이다. 맑은 구간을 달리다 보면 어느새 먹구름 밑이라 비가 내리고, 또 조금 더 달리다 보면 다시 비가 그치는데 코앞에 또 다른 먹구름이 기다리는 식. 큰 동심이가 부르는 노래에 남매가 떼창을 시작한다. 오르락내리락 반복돼~ 먹구름과 햇살이 반복돼~. 


이제 나는 리쌍의 '회상'을 들을 때마다 동심이들과의 행복한 한 때를 '회상'한다.   




Photo : https://image.bugsm.co.kr/album/images/500/2963/29638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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