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식구가 나들이를 다녀오는 길. 차 안에서 작은 동심이가 물었다. 엄마, 내가. 어젯밤에. 무슨 꿈 꿨는지 알아? 그래서 나는 답해드렸다. 정성스럽게. 어...시크릿 쥬쥬? 작은 동심이가 말했다. 아니야! 그래서 내가 또 도전했다. 호기롭게. 어...티니핑? 작은 동심이 언성이 높아졌다. 아니야! 그리고! 왜 엄마가 계속 맞히는데! 내가 말하려고 했단 말이야! 그래서 나는 이의를 제기했다. 니가 방금 나한테 분명 물었잖아? 그래서 답한건데? 그러자, 작은 동심이가 쐐기를 박았다. 아니거든! '깨'를 안 붙였잖아!
약 3.5초 후 로딩 완료했다. 내가 무슨 꿈 꿨게~?라고 물어야만 진정한 질문이라는 7세의 항변을. 아, 그랬구나. 엄마가 니 말을 못 알아들었네. 미안해. 입꼬리를 실룩거리며 내가 말했다. 운전하는 아빠와 동심이 옆 또다른 동심이도 피식피식 웃었다. 귀여움이 한도초과한 '깨' 드립을 두 남자가 따라하는 바람에 씩씩거리던 아이의 눈에서 왕구슬이 뚝뚝 떨어진다. 흐어엉. 놀리지 마아.
사진: Unsplash의Disiana Caball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