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거래는 채팅이 기본이다. 대화 과정에서 특별히 신상을 공개하지 않는 이상, 상대의 성별이나 나이 등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아이가 졸업한 변신 놀잇감을 팔았다. 약속 장소에는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나와 있었다. 아이는 거래에 능숙했다. 내가 그 동네로 가져다줬는데, 약속 장소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아주 매끄러워서 당연히 어른인 줄 알았다. 게다가 미리 준비한 비용을 신속 정확하게 주는 모습 하며 시간 약속을 따박따박 지키는 것이 보통이 아니었다.
띠리링. 누군가 내게 당근으로 채팅을 걸었다는 알림음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번 구매자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진다. 극장에서 조명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기 직전의 순간 같다. 어떤 음악, 어떤 대사, 어떤 장면으로 시작할까 긴장 반 설렘 반으로 영화의 포문을 맞이하듯이. 오늘도 순탄한 여정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