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택 가능하실까요? 네. 반택 가능합니다. 줄임말 전성시대. 당근도 예외가 아니다. 반택은 반값택배의 줄임말이다. 반값택배는 중고거래의 구원 투수다. 물건을 한 푼이라도 싸게 사려고 하는 게 당근 거래. 거래하는 물품 자체가 대부분 생활 밀착형. 그리 값나가는 제품이 아니다 보니 택배비가 상대적으로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예컨대, 4천 원짜리 물건을 사면서 4,500원을 지출한다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셈.
반택은 요금이 파격적으로 싸다. 초소형이 1,800원, 1kg까지는 2,200원, 5kg까지는 2,600원. 모두 올해 2월 인상된 가격이다. 요금을 줄일 수 있는 건 우선 도어 투 도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편의점 투 편의점이다. 편의점에서 택배를 수거하고, 받는 사람이 지정한 편의점까지만 배송하는 식이다. 즉, 보내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편의점을 방문해야 한다. 거기에 요금이 싼 대신 일반 택배에 비해 배송 기간이 좀 긴 편이다. 배송 완료 문자도 따로 보내주지 않는다 (오기도 안 오기도 하던데 기준을 정확히 모르겠다). 단, 5kg 이하, 박스 세 변의 합이 80cm 이하인 물품만 접수할 수 있다.
처음엔 낯설었던 반택을 요즘은 아주 잘 이용하고 있다. 집 근처 편의점 방문 목적이 거의 대부분 반값택배를 접수하기 위함이다. 내가 선택한 가치에 대해서는 고가여도 지갑을 기꺼이 열면서도, 생필품에 있어서는 최저가, 초저가를 찾고 또 찾는 사람들. 택배에서도 가격을 한 번 더 줄여보려는 시도는 그런 트렌드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이렇게 손 안의 어플 안에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