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좋지 않다. 고금리에, 고공행진하는 물가에 고민이 깊어가는 것은 우리 집만은 아닐 터. 올 한 해를 내핍점이라고 정의한 어느 전문가의 이야기를 가슴에 새기며 허리띠를 조르고 또 조르는 중이다.
경기가 좋을 때 당근은 활황이다. 내놓은 물건이 금방금방 팔린다. 요즘처럼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어떨까. 경기침체기에도 당근은 활황이다. 대신, 판매글은 눈에 띄게 늘어나고, 물건 가격이 많이 내려간다. 어지간한 가격이 아니면 입질도 없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은 이렇게 당근에서도 유효하다.
경제라는 거대한 흐름에 매일 올라타 있으면서도 정작 그 흐름에 대해 자각하지 못하고 지낸 세월이 길다. 손톱만 한 어플 속 세상. 그 안에서 현실의 거대한 파도를 느낄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