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 중고 거래는 직장인이던 때로 기억한다. 회사에서 상으로 커피 머신과 디지털카메라를 선물 받은 적이 있다. 믹스 커피파였던 나는 커피 머신 쓸 일이 없었고, 디지털카메라도 이미 있던지라 딱히 필요치 않았다. 알뜰한 지인이 중고나라에 팔아보라고 귀띔해 준 게 시작이었다.
그 두 거래를 기억한다. 돌이켜보면 미숙하기 짝이 없었다. 사진을 찍고 설명을 곁들여 판매글을 올리는 일련의 과정을 마치고 난 그 순간부터 무척 떨렸다. 연락을 기다리는 입장이면서도 덜컥 연락이 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새 제품을 싸게 내놓았더니 금세 구매자가 나타났다. 커피 머신을 산 사람은 이걸 사기 위해 인천에서 서울까지 먼 길을 왔노라며 꽤 큰 금액을 깎아달라고 했고, 이미 충분히 저렴했음에도 나는 저항 없이 깎아주고 말았다. 원래 그렇게 에누리를 해줘야 하는 줄 알았다. 디지털카메라는 거래 약속이 꽤 늦은 시각이었는데 그게 무서워서 친구랑 같이 직거래 장소에 나갔던 기억이 난다. 이제는 무리한 에누리 요구는 부드럽게 거절하고, 밤 거래도 무섭지 않은 정도가 되었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실로 많은 경험치가 필요했던 건 사실이다.
아이 엄마가 되고부터는 아이는 졸업했지만 상태 좋은 아이용품을 주로 팔았다. 이제는 무리해서 가격을 낮출 필요가 없었다. 비슷한 품목의 가격을 검색해서 시세에 맞게 올려놓으면 가까운 곳에서 사람들은 기꺼이 구매했다.
폐기, 나눔, 기부 그리고 중고 거래. 우리 집에서 다 쓴 물건의 처리 방법에 이렇게 당당히 선택지로 올라올 정도로 당근과 이제는 친숙해졌다. 대단한 애호가는 아니다. 하지만, 없으면 아쉬울 것 같다. 아, 당며든다 (원래, '뭐가 아니고'라는 화법을 구사하는 사람은 뭐가 아닌 게 아니라던데. 나는 사실은 애호가인가. 소곤소곤)
사진: Unsplash의Maxime Horlavil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