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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쑥쑤루쑥 Nov 10. 2023

국영수 대신 예체능.

큰 동심이는 4학년이다. 공부스러운 학원은 수학뿐이었다. 최근 아이가 과학 실험 학원에 다니고 싶다고 얘기한다. 남편과 상의해서 등록했다. 너무 신나 한다. 하고 싶어 하는 공부만큼 재미있고 효율적인 건 없으니까. 큰 동심이의 일과는 또래 친구들과 사뭇 다르다. 예체능 쪽으로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덕분인지 좋아하는 과목으로 예체능을 손꼽는다. 그리고 가끔씩 덧붙인다. 자기는 공부를 못한다고. 


내가 보기엔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공부를 아직 제대로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잘하고 못하는 건 해보고 나서 판단하는 거라고. 그런데 네가 해온 걸로 봐서는 공부도 못할 것 같진 않다고 응원해 준다. 언제까지 예체능 파티일 순 없다. 해야만 하는 최소한의 학과목 공부를 이제는 슬슬 시작해야 한다고 아이에게 예고도 잊지 않는다. 그 분수령을 5학년 그러니까 내년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기타 치고 그림 그리며 뛰어놀던 아이의 일과 중 많은 부분이 각종 학습서를 마주한 채 앉아 있는 시간으로 바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결과까지 좋으면 금상첨화겠지만, 아이가 스스로 발전하는 모습과 알아가는 기쁨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 욕심에 아이를 삼키지 말 것을 다짐한다. 지금까지 해오던 것처럼. 변화의 시간 앞에서. 



사진: UnsplashWesley Ting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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