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서 가수들 공연 현수막이 나부낀다. 그중에 단연 두 공연이 눈에 띈다. 심수봉 콘서트. 그리고 강형호 단독 콘서트. 어쩜 현수막마저 앞뒤로 사이좋게. 심수봉은 아빠가 좋아하는 가수, 강형호는 엄마가 좋아하는 가수다. 때마침 엄마가 우리 집에 오시기로 한 기간과 강형호 공연이 겹치겠다, 공연장도 집에서 코앞이겠다. 서울과 부산 두 곳에서만 하는 공연. 유튜브로 마르고 닳도록 공연 영상을 보고 또 보시지만 실황에 비할까. 엄마가 언제 가보실까 싶어 살짝 무리를 하여 티켓팅을 해드렸다. 작은 동심이를 공연 메이트로 붙여드리고 공연장까지 에스코트. 인증샷을 찍어 드리고 나는 출근해야 했지만.
공연이 임박한 시점에 표를 끊었던지라 적잖은 가격에도 저어어 뒷자리였지만 엄마는 무척 좋아하셨다. 손녀랑 함께 한 공연이라는 점도 특별했을 것이다. 아빠가 살아계셨으면 어땠을까. 마침 두 공연 일정이 비슷하니 같이 오시라 하여, 두 분이 함께 두 곳 다 가실 수도 있지 않았을까.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이 왜 심수봉 심수봉하는지 알 것 같은 이 내 마음을 두런두런 전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아빠의 취향이 뒤늦게 이해된다. 때늦은 공감이 서러울 뿐이다.
사진 : 인터파크티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