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쑥쑤루쑥 Sep 10. 2024

취향보다 중요한.

스트라이프 무늬를 싫어한다. 그냥 나랑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꼈다. 그리고 민소매를 입지 않는다. 팔뚝에 콤플렉스가 있다. 더워도 너무 더웠던 올여름, 아무래도 민소매를 입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알아보니 웬만한 민소매는 암홀이 너무 큰 게 문제였다. 그러다, 암홀이 딱 맞는 민소매를 드디어 찾았다. 그런데, 하필이면 스트라이프다. 


한참을 고민하다 그래도 덥게 다니는 것보다 낫겠지 싶어 주문했다. 배송된 스트라이프 옷을 입고 거울 앞에서 매무새를 살펴본다. 잘 어울리는 건지 역시 모르겠다. 동심이들을 소환했다. 얘들아, 엄마 줄무늬 옷 샀는데 어때? 작은 동심이가 말했다. 우와 엄마! 나도 엄마 꺼 같은 민소매 니트 사줘! 큰 동심이가 말했다. 짧고 굵게. 엄마, 젊어 보여! 


젊어 보인단 말에 꽂혀서 그 옷을 그리도 부지런히 입고 다닌다. 스트라이프가 안 어울린다고? 안 어울려도 된다. 젊어 보이니까! 팔뚝 콤플렉스는 어쨌냐고? 절로 치유됐다! 젊어 보이니까!




사진: UnsplashKatie Rainbow �️‍�


매거진의 이전글 친구에게 친구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